그래, 너두 안녕 해!

by 강이랑


평일 오후 우리 동네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많다. 하교 시간이었다.

교문을 주시하며 이제나저제나 자녀, 조카, 손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어른들과,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두 명의 여자아이가 길가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4학년쯤 되었을까.


그 아이들 곁을 지나 내 갈 길을 가는데, 그중 한 아이가 “안녕하세요.”하고 맑은 목소리로 내게 인사를 한다. 나는 곧바로 그 아이를 뒤돌아보며 “응, 고마워. 너두 안녕 해!” 큰소리로 답했다.


그렇게 언덕길을 올라 마트에 들렀다가 산책로로 향하는 아파트 단지길을 걸어가는데, 아까 만났던 여자아이 두 명이 막 헤어지며 인사를 주고받는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으로 장난 전화 많이 걸게.”

“응.”


호탕한 아이들이다.


한 명은 자신이 친구에게 대놓고 장난 전화 걸겠다고 선언하고, 또 한 명은 그래 그래라 하고 말한다.


“응”, 그래 하고 답한 아이가 아까 내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준 그 아이다.


나는 가만히 기도한다.

이 아이가 안녕(安寧)하기를.

아무 면식도 없는 그냥 길 가던 내게 편안하라고, 안녕하라고 인사를 건네주고, 친구의 장난 전화도 괜찮다고 하는 이 아이가 많이많이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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