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과 흙을 사서 씨앗을 심고,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았더니 이제는 알아보겠다, 떡잎 분꽃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 경쟁하듯 올라온다.
울창한 잎사귀와 잎사귀 사이를 열어보니 뒤처져 올라온 분꽃이 햇살을 받지 못해 힘이 하나도 없다. 주변의 언니오빠 분꽃이 빛이 나면 날수록 떡잎을 이제야 틔운 아기 분꽃은 아슬아슬하다. 울창하고 빛이 나는 이 무리 속에 함께 둘 수는 없다. 아기 분꽃을 뽑아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다. 모든 분꽃은 그저 자라나 피어날 생각뿐이다. 언니오빠 분꽃에게 아기 분꽃도 햇빛 좀 쬐게 배려해 달라고 말할 수 없다. 분꽃들이 들어줄 리 없고, 화분에 비해 너무 많은 씨앗을 심은 내 잘못이다. 내 욕심이다.
길을 가다가 흙이 있는 곳을 보면 부럽다. 공터가 있는 땅이 부럽다.
좁지만 그래도 나랑 같이 있자.
분꽃의 성장에는 넓은 땅뿐만이 아니라 햇살뿐만이 아니라 나의 관심과 보살핌 또한 필요하다.
나는 5월이 가기 전에, 5월 안에 분꽃 모종을 옮겨 심어야 한다. 5월이 가기 전에 내가 할 중요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