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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게 더 귀여워요?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일생일대의 핀치다.

그림책 읽기 시간이었다.


7살 어린이가 다른 학생 그림과 자기 그림을 가리키며, 누구 게 더 귀엽냐고 물었다.


"이 그림은 귀엽고, 네가 그린 그림은 멋져."

나는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 하지만 어린 소년은 재차 내게 묻는다.

"누구 게 더 귀엽냐구요?"


"이건 귀엽고, 이건 멋져. 서로 달라. 멋진 게 얼마나 좋은 건데."

하지만 귀여운 것이 좋은 어린 소년은 자신의 그림도 귀엽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것도 귀엽고 네 것도 귀여워."라고 대답할 걸 그랬나?

아, 일생일대의 핀치다. 어린 소년은 자신이 그린 그림과 다른 학생이 그린 그림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나는 개의치 않고 그림책을 읽는다.


민감한 어린이의 질문은 뜬금없이 훅 들어온다. 그때마다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어린 소년은 납득을 했을까? 나는 어린 소년이 내심 듣고 싶어하던 네 그림이 더 귀여워라는 말 대신에 네 그림은 멋져라는 대답을 하며, 두 그림 다 귀여워라는 대답을 할걸 후회가 든다. 하지만 한쪽 그림은 그 스타일이 귀여웠고, 한쪽 그림은 그 스타일이 진짜 멋져서, 멋지다고 말한 솔직한 답변이 더 진정성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나의 진정성이 지금 바로는 아니어도 어느 시기에 어린 소년에게도 가닿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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