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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잎사귀 열두 개를 따며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이틀에 한 번씩 박하 잎사귀를 딴다.

한 번 딸 때마다 열두 개 정도를 딴다.

열두 개의 잎사귀로 이틀 박하차를 마신다.


여섯 잎사귀는 오늘

여섯 잎사귀는 내일


박하 잎사귀를 딸 때마다 진딧물이 있나 없나 살핀다.

많이 없어졌지만 아예 없어지진 않았다.


진딧물의 천적은 무당벌레.

우리 박하 잎사귀에는 아직 무당벌레가 오질 않았다.

그렇다면 천적이 나타날 때까지 내가 천적이 되어주마.

한 마리 한 마리 꼼꼼히 살펴 퇴치한다.


나의 박하차는 다 우러나 색깔은 없어도 여전히 푸르고 향이 살아있다.


박하 잎사귀의 초록과 향은 정말 대단하다.

딸 때도, 씻을 때도, 말릴 때에도, 덖을 때에도

마실 때에도, 다 마신 후에도 가시질 않는다.


살아보니 참 그러기 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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