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찻잎 덖기란 걸 해보았습니다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May 4. 2024
아래로
박하 잎을 따서 깨끗하게 씻은 뒤 하루동안 말렸다. 그리고 프라이팬에 박하 잎사귀를 덖어보았다. 아직 생잎 느낌이 나는 덖은 차는 다시 말려놓고, 그래도 잘 덖어졌다 싶은 찻잎을 골라 끓인 물을 부어 마셔보았다.
향이 난다.
얼핏 색깔도 띤다.
마셔본다.
박하맛이 나는 것도 같다.
아니 난다.
엄청나게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향이 있다. 한 모금 마셨더니 속이 개운하다. 첫날에 비하면 이제야 차다운 차를 마시는 기분이다.
두 잔째를 마셔본다. 은은한 향이 난다. 첫날 경험한 썩은 채소 냄새를 잊게 하는 향이다.
썩은 내가 났던 건 내 정신이고 내 머리였다. 내가 불러온 상념으로 밤새 썩은 내로 뒤척였다. 박하차가 다 날려준다. 한 모금 다시 마신다. 어느 봄날 불현듯 내게로 온 식물 박하가 박하차가 되어 날 깨운다.
keyword
박하
차
식물
23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강이랑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저자
어린이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에세이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와 시집 『바람 부는 날 나무 아래에 서면』을 출간했고, 그림책 『여행하는 목마』를 옮겼습니다.
구독자
349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도전 박하차! 두 번째
박하 잎사귀 열두 개를 따며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