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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 덖기란 걸 해보았습니다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박하 잎을 따서 깨끗하게 씻은 뒤 하루동안 말렸다. 그리고 프라이팬에 박하 잎사귀를 덖어보았다. 아직 생잎 느낌이 나는 덖은 차는 다시 말려놓고, 그래도 잘 덖어졌다 싶은 찻잎을 골라 끓인 물을 부어 마셔보았다.


향이 난다.

얼핏 색깔도 띤다.

마셔본다.

박하맛이 나는 것도 같다.

아니 난다.


엄청나게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향이 있다. 한 모금 마셨더니 속이 개운하다. 첫날에 비하면 이제야 차다운 차를 마시는 기분이다.


두 잔째를 마셔본다. 은은한 향이 난다. 첫날 경험한 썩은 채소 냄새를 잊게 하는 향이다.


썩은 내가 났던 건 내 정신이고 내 머리였다. 내가 불러온 상념으로 밤새 썩은 내로 뒤척였다. 박하차가 다 날려준다. 한 모금 다시 마신다. 어느 봄날 불현듯 내게로 온 식물 박하가 박하차가 되어 날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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