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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이랑 Aug 03. 2024

피망 볶음


피망이 아주 쌀 때 빨강 피망, 노랑 피망, 주황 피망을 골고루 아주 많이 샀을 때 만들어 먹는다. 마트에 갔는데 한 봉지에 색색의 피망이 든 싱싱한 피망을 아주 싸게 팔고 있었다. 안 살 수가 없다. 나는 피망 요리를 다양하게 해먹을 줄은 몰라서 가끔씩 '쌩'으로, '날것' 그대로 먹을 때도 있고, 그리고 여름철만 되면 식초를 가득 넣은 피망 볶음을 해서 먹는다.


도마도 안 쓰고 그러니 칼도 안 쓰고 물론 가위도 안 쓰고 그냥 씻어서 꼭지를 따고 씨를 발라낸 다음에 톡톡 손으로 떼어서 옆에 준비해 둔 커다란 프라이팬에 툭툭 던져 넣은 뒤 올리브유를 넣고 중불에 볶아주면 된다. 어느 정도 익은 뒤 식초와 간장을 넣어 골고루 잘 섞어주면 끝이다. 나는 올리브유와 간장, 그리고 피망 자체에서 나온 국물과 어울린 식초 국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국물이 찰찰 느껴지도록 식초를 가득 넣는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좀 특이성이 있다. 이렇게 볶은 피망 요리는 바로 먹는 것이 아닌 반찬통에 담아 하루 동안이나, 반나절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먹으면 제맛이다.


피망 볶음은 샐러드처럼 그냥 먹어도 되고, 밥반찬으로 먹어도 되고, 빵이랑 먹어도 되고, 국수를 삶아 넣어서 먹어도 되고, 안주로 먹어도 된다. 초 간단한데 은근 만능이다.


특징은 커다란 프라이팬에 가능한 많은 피망을 넣고 볶아주면 올리브유, 식초, 간장, 피망 자체에서 나온 국물이 서로 어우러져 훨씬 맛이 좋다.


정말이지 지금과 같은 여름철에 먹으면 딱인데, 잃은 입맛을 돌아오게 하고, 먹고 나면 속이 쏴악 뚫리고 참말로 시원하다. 준비물은 피망과 프라이팬과 올리브유와 식초와 간장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냉장고 안에 넣어두었다가 차게 먹어야 한다.


나는 이번에는 빵과 함께 먹었다. 국물에 빵을 찍고 색색의 피망을 하나씩 하나씩 골라 얹어서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싹싹 다 먹었다. 아~따 속이 다 시~허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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