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는 겨울 제주 무

by 강이랑


이틀 전에 마트에서 3,000원에 산 제주 무가 너무 맛있어서 오늘 가서 하나 또 사 왔다. 그 사이 500원이 올라 3,500원이었다.


첫날 산 무로는 어묵탕을 끓여 먹었다.

돌아가신 엄마가 보내준 도마 위에 커다란 무를 올려놓고 써는데 바람 하나 안 들고 너무나 싱싱하다.

한 조각 깎아 먹는데, 아삭아삭 너무 맛있다.

생으로 몇 조각 더 먹는다. 과일만큼이나 맛있다. 게다가 하나의 무 안에 하얀 껍질 부분과 초록 껍질 부분까지 달리 있어 한 무인데 다양한 맛까지 선사한다.


그런데도 무는 여전히 커다랗다. 너무 듬직한 무다.


어묵탕에 넣은 무가 입안에서 녹았다.

어묵탕에는 싱싱한 대파와 많은 양의 검정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가득 넣어 끓였다.

간은 맛을 봐가며 간장으로 맞췄다.

어묵은 두 종류를 넣었는데 한 봉지 안에 맛있는 마법의 가루 양념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맛있었나?

어찌 되었거나 무가 맛있었다. 생으로 먹어도 맛있었다. 맛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냥 듬성듬성 마구 썰어 넣으면 되는지라 품도 안 들고, 시간도 안 들고, 다 끓을 때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면 된다. 정 배고프면 생 무를 아삭아삭 먹으면서 기다리면 된다. 되풀이 말하지만 엄청 맛있었다. 그래서 이틀 지나 다시 무를 사러 간 거다.


이번에는 첫째 날과 다르게 정말이지 심플하게 끓였다. 다시마를 가득 넣고, 제주 무를 넣고, 이번에는 된장을 풀어 먹을 생각이라 애호박도 듬성듬성 썰어 넣었다.

심플하지만, 무가 맛있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무가 맛있었다. 뜨거울 땐 국물이 맛있었고, 식으니깐 무가 말랑말랑 찐으로 맛있었다.


묵직한 무 한 덩이리가 이렇게 만족감을 주다니, 놀랍고 감사하다.

무가 너무 맛있어서 음식보다는 '무'라는 재료이야기가 되었다.


겨울 무가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어묵탕에 넣어도 맛있고, 된장국으로 끓여도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 아,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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