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정류장

일상과 여행 사이,어딘가

by 토비수


일요일 아침, 발레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류장에는 추억이 담겨있다.


그 곳까지 걸어가는 길 중간, 옛 초등학교 운동장도 걸어본다.



그리고

정류장 맞은 편 초딩 시절이 떠오르는 학원 건물들.

지금은 버거킹으로 바뀐 가게

유리창에는 중딩 시절 친구와 비스킷과 케이준 라이스를

얌얌데던 모습이 비친다.


이 곳에서 33-1 버스를 타고

고등학교로 흘러흘러 올라갔고-

해가지고 어두워진 무릎과 마음으로 터벅터벅-

동네를 걸어가던 뒷모습도 떠오른다... ... .



그리고

바다 정류장이 있다.


예전에 <버스, 정류장>이란 영화를 참 좋아했다.

그 영화 ost 뮤비를 보면

어느 바다 끄트머리에 정류장이 등장한다.

지친 두 주인공이 무덤덤한 얼굴로 의자에 앉는다.

나는 그들이 어딘가로 떠날 것도 같았고,

잠시... 쉬었다가 ... 가쁜 숨을 내뱉고,

다시... 제자리로 발걸음을 돌릴 것도 같았다.



일상에서도

나의 얼굴을 드러내놓고 살자곤 하지만,

사실 아직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 큰가보다.



삶이

즐겁고 기쁜 마음만으로 살기엔 만만치 않은 곳이란 걸,

퍽퍽하고 무미건조하고 갑갑하고 화도나고 힘들기도 한 곳이란 걸

그것 또한 내 삶의 일부란 걸,

받아들이기엔

내 가슴이 아직 좁은가 보다.


이 부드럽고 따스한 물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다 보면

내가 충분히 숨 쉴 수 있는 '섬'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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