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그림 여행

by 토비수
미로.jpg colorpencil on paper



몇 년 전 캄보디아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앙코르와트의 좁은 미로길을 걸었던

어둡고 덮고 습한, 그렇지만 신비로운 기운.

그 순간.


답답한 마음에

고갤들어 바라 본 하늘은 쾌창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에선 하늘을 만질 수도... 갈 수도 없던...

그 때 그 마음.


그 마음이 떠오른다.


만약

고개를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면 어땠을까

'이 좁은 곳에도 초록 잎이 자라고 있네'


'따스한 빛을 머금은 흙색의 높다란 벽'


내 앞을 걷고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


'아. 다른 사람도 이 외로운 길을 걷고 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

이런 마음과 자연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런걸까. 인생은...?

내 삶이 퍽퍽해 숨 막힐 것 같다가도

조금만 자세히 바라보면

작은 따스함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는 비밀.


우리는 그 숨은 그림을 찾으며

안정을, 평온을

느끼는 걸까


마치 여름날의 바람 한 줌처럼... ... .

작가의 이전글베란다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