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눈물잎

그림 여행

by 토비수
20151003_074745.jpg photo by tobysoo


닿을 수 없는 곳


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닿지를 않는다.

조금만 더 뻗으면

조금만 더 빨리가면

저 분홍빛 잎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은데... ... .


햇살을 맞이한 나뭇잎은

하늘빛 바다에 잠겨

꿈을 꾼다.


나는 이 우물 밖을 나와

또 다른 꿈을 찾아야겠다.

닿을 수 있는 꿈을... ... .




캄보디아에서 어떤 불교 사원에 들른 적이 있다.

불당 안에 들어가 여러 그림도 보고 알아듣지 못할 설명도.. 들은 기억이 난다.

캄보디아의 길고양이들은 토실토실한 우리나라와 다르게

여의고 작다. 안아주고 싶다.

사원에도 작은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녔다. 귀여워 만져주니 좋아한다.

이국적인 불당의 모습보다 그 고양이들이 더 마음이 갔었다.


이미 떠난 이들의 흔적보다는

지금 옆에 있는 살아있는 생명이 더 의미있게 느껴진 걸까?

그러다 죽은이의 수많은 해골을 투명한 통 안에 모아둔 곳으로 갔다.

"아이를 낳은 사람은 뼈가 새하얗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뼈가 누렇데요."

이런 설명만이 기억에 남는데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앙상한 뼈들이 하소연하는 듯한

이상한 기운의 장소.

그러다

나무가지 끝에 매달린 분홍빛 잎을 보았다.

태어나서 분홍색 꽃은 보아도 나뭇잎은 처음 보았다.

신기했다.

그리고 예뻤다. 만지고 싶었지만

손데면 안될 것 같은, 그냥 그대로 두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슬비가 온 직후라 촉촉했고

하늘의 색은 퐁당 빠지고 싶은 바다처럼 맑고 푸르렀다.


죽음과 자연의 생기, 촉촉한 습도,

작은 고양이의 재롱이

어우러진 사원 기행이었다.


닿을수없는곳2.jpg colored pencil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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