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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리 Dec 10. 2021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말레나 에른만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말레나 에른만: 스웨덴 출신의 오페라 가수. 십 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어머니이다.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은 말레나와 그녀의 남편 스반테, 그레타와 그레타의 동생 베아타가 공동 집필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말레나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그레타 가족이 겪고 있는 정신적 문제에 대한 고백과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책은 두서가 없고 과거와 현재, 자기 고백과 기후 위기를 오락가락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하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그레타 툰베리라고 하면 기후 위기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 십 대 소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How dare you, 어떻게 감히 당신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툰베리에게 갖는 이미지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UN에서 연설하는 툰베리의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400만 뷰를 넘고, How dare you 굿즈가 나올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으니까.


이후 그레타 툰베리가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내 눈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려갈 그레타가 보인다. 아스피(Aspie: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들에게 포기란 있을 수 없으니까. 그레타 툰베리가 자신이 전하는 말과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퍼포먼스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듯도 보이지만,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가 지극히 옳은 방향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 책의 서술자, 그레타의 어머니 말레나 에른만은 그레타가 열두 살 되던 해 아스퍼거 증후군과 고기능 자폐 장애, 강박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여기에 특정 장소나 상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선택적 함묵증과 스트레스로 인한 섭식 장애 증상까지 갖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레타보다 세 살 어린 동생 베아타도 십 대가 되면서 90%의 ADHS(Attetion-Dificit Hyperactivity Syndrom, ADHD와 같은 의미), 60% 정도의 자폐증, 50% 정도의 적대적 반항 장애 그리고 70% 정도의 강박 장애(OCD)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나 역시 마흔다섯 살 때 자신이 내내 ADHS를 앓고 있음을 깨닫는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그레타가 학교에서 겪은 차별과 폭력이다. 아이들은 그레타가 지나가면 대놓고 손가락질하며 웃고, 그녀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레타는 이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아무리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도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이들도 자신이 따돌림당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대해 충분히 고통을 느낀다.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상처를 받는다. 그레타의 부모는 이를 학교에 알렸으나 학교의 대응은 부적절했다. 그레타가 인사를 하지 않고 이상하게 행동한다고 나무란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카오스 안에서 그레타 가족이 옳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방아쇠는 그레타가 당겼으나, 그녀의 부모는 딸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금요일마다 기후 위기를 위한 등교 거부가 그 시작이다. 그레타는 해양 오염 문제를 다룬 영화를 본 뒤 급식으로 나온 고기를 먹지 못할 정도로 영화에 몰입했으며, 일상 생활이 어려울 만큼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후 그녀는 가장 앞장서서 기후 위기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대단히 강한 어조로,  다른 사람 눈치도 보지 않으며 때때로 무례해 보일 만큼. 


그레타의 유별남이 우리를 불편하게 할지 언정, 그녀의 메시지가 진실을 향하고 있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우리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그녀를 응원한다.


그레타가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레타의 생각은 틀렸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아주 쉬운 방정식, 즉 일상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 주는 입장권 같은 방정식이 그레타에게는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중략) 왜냐하면 우리가 외면하려는 것들이 그레타의 눈에는 보이기 때문이다. 그레타는 맨눈으로 이산화탄소를 알아차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다. 그레타는 우리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오염층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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