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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Jul 13. 2021

7월의 한 가운데에서 쓰는 일기

폭풍 같은 7월이었다.

바디 프로필 촬영을 한 달 앞두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 운동을 했고 여름이 돌을 맞아 세 번에 걸친 스튜디오 촬영과 돌잔치 준비를 했다. 원하던 회사에 몇 년 만에 공고가 떠서 서류와 시험, 면접을 빠듯하게 준비했고 6월에 들어오기로 했던 원고가 한 달 늦게 도착해 작업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돌발진으로 여름이 열이 39.5도까지 올라가는 날들이 이어졌고, 주어진 일 외에는 오빠와 대화할 시간도 없었던 7월이었다.


다행히 폭풍우를 잘 견딘 덕분에, 바디 프로필은 성공적으로 찍었고(너무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여름이 사진과 첫 가족사진도 너무나 마음에 든다. 원하던 회사에 9월부터 출근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원고의 방향도 가닥이 잡혔다. 돌발진을 이겨내고 쑤욱 자란 여름이 첫 생일 파티도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


7월의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지난날 어떤 7월의 폭풍우를 견디고 얻은 8월의 성취를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이번 7월의 노오력과 8월의 달콤한 성취가 또 다음 7월의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라고 얼른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 희망사항이다. 나는 지금 7월의 한가운데 서 있다. 내일모레 시험과 면접, 아침저녁 운동과 식단의 와중에 여름이 열이 펄펄 올라 밤을 지새우는 날들. 아파서 엄마 껌딱지가 된 아이 옆에 누워 이 글을 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싶은 순간이 불쑥불쑥 찾아오지만, 이 시간들을 값지게 눌러쓰고 8월에 팡팡 배를 두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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