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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ug 25. 2023

강홍모 작가의 <빗창>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빗창은 제주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할 때 쓰는 도구 중 하나로 작은 칼 같은 것이다. 제주 4.3을 다룬 김홍모 작가의 만화 <빗창>에서는 해녀들의 저항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도구로 나온다. 일제 강점기 제주 해녀들을 향한 착취를 고발하기 위해 모인 집회에서 이들은 빗창을 손에 들었다. 

      

당시 국민 대부분이 꿈꾸었을 해방. 그러나 '벼락같이 맞이한 해방' 이후 한반도는 혼란에 휩싸인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친일을 청산하지 못하고,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세우려는 미군정의 압박 속에서 육지에서 그랬듯 제주도민 역시 다시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는 제주 4.3이 제주만의 고립된 역사가 아니라 당시 남한의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었던 집단적인 학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 제대로 된 진상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오히려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숨죽여 살아왔던 그 후의 일들을 떠올리면 말할 수 없이 복잡한 감정에 빠지게 된다.      


그 후로도 반복되어 왔던 학살의 역사와 지금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친일의 그림자는 우리가 왜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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