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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Mar 21. 2017

우리가 가진 모든 게 빌린 거니까

영화 <렌트>

무언가를 움켜쥐고자 하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건 한정되어있다. 사람들은 더 많이 갖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고, 어떻게 하면 서로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골몰한다. 마음은 사라지고, 온정이란 건 동화책에나 나오는 거라 치부하기 쉬운 오늘. 사실 이런 인간상에서 조금 떨어져있다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조금 더 많은 돈을 원하고, 안정적인 직장과 내세울 수 있는 직업을 원한다. 이 정도를 속물이라 비웃을 수 있는 '어른'은 아마 없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게 빌린 거니까


영화 <렌트>에서 집세 내기가 빠듯한 뉴욕 할렘가의 사람들은 모여 노래한다. 횃불을 흔들고, 테라스에 나와 소리치면서 자신들의 '렌트'인생을 한탄한다. 울분에 섞인 강렬함이 느껴지는 그 모습은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빌린 대가를 치르기 위해 매일  돈을 벌어야 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허리를 숙여야 한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물어봐도 대답해 줄 사람은 없다. 


빌린 것을 내 것으로 착각하며 인생을 살다 보면, 쥐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된다. 욕심은 불어나 더 많은 것을 쥐고 싶어지고, 가지기 위해 싸운다. 그러다 보면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의 순환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은 볼 새 없이 지나가 버린다. 빌린 것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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