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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유이 Aug 28. 2020

근황

매일매일 쓰기로 했던 브런치였지만. 한국사람이 매일 브런치로 생활할 수 없지 않은가. 중요한 건 밥심이라는... 궤변을 시작으로 근황을 적어본다.


1.

서울시 청년 수당 심사에 통과되었다. 오늘 처음으로 지원금을 받았다. 퇴직 후 수입이 0원이었는데 청년 수당으로 숨통이 트일 것 같다. 한 달에 50만 원이고 카드 결제가 원칙이다. 지원금이 들어오자마자 냉동 볶음밥을 샀다.


사흘 전에 집에 밥이 다 떨어져서 오래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래된 컵라면에서 나는 냄새가 많이 거슬렸는데 먹고 나서 팔뚝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언니한테 말할까 말까 하다 어제 말했는데 역시 돈을 부쳐줬다. 부담을 끼치고 싶진 않은데 말은 하고 싶다. 참 모순적이다. 언니가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주지만 워낙 부정적인 인간이라 문제다.


최근 <자기만의 방>을 읽고 있는데 내 처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폭풍 공감. 커스터드, 자두와 물이 아닌 고기와 와인이 필요하다.


2.

서울시 마음건강지원사업도 예비로 선정되었다.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건데 코로나로 당분간은 온라인 진행. 총 7회 진행되며 1회당 50분이다. 조만간 연락이 올 텐데 아주 조금 기대된다. '아주 조금'인 건 상담은 어디까지나 수단이고 내 마인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신은 내가 차려야 된다.


3.

온라인으로 시나리오 교육을 듣게 되었다. 9월 첫째 주부터 시작.  예전에 사둔 책이 교재라서 별도로 교재 비용이 들지 않아 다행이다. 초반엔 강의식, 후반엔 합평으로 이뤄진다. 평가받는 것에 자신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좀 깨지고 맷집을 키웠으면. 무엇보다 결석 없이 올출하는 게 목표다.


평가에 연연하는 이유는 완벽주의인 성격에서 기인하는데 어릴 때 받은 트라우마도 한몫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디귿자로 앉아서 활동을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각자 활동을 하고 선생님은 교탁에서 일기를 검사하셨다. 내 일기를 보고 나를 부르셔서 교탁 앞에 가서 섰다.


선생님의 눈에서 불이 번쩍이는 것 같았고 모진 말이 쏟아져 나왔다. 자업자득이었다. 일기는 빨리 쓰고 나가서 놀 생각에 글씨도 엉망이었고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조악했을 거다. 결국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눈물로 일렁이는 시야 너머 변함없이 선생님은 화난 표정이었다. 젊은 여자분이었는데 피부도 하얗고 미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선생님의 표정과 얼굴은 지금도 생생하다.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많은 이들 앞에서 혼난 최초의 사건. 중학교 땐 이때의 꿈을 꾸면 울면서 잠에서 깼다. 아마 선생님은 초기에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었겠지. 지금 생각해보면 신임 교사의 열정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에 벌벌 떠는 성격이라서 합평을 잘할 수 있을지.


4.

여전히 공모전 준비 중. 예전보다 양이 조금씩 늘고 있다. 퀄리티는 모르겠다.

낙방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5. 

불면증과 가수면 상태가 반복되는 며칠 뒤엔 반드시 폭면+숙면을 취한다. 비몽사몽 눈을 뜨면 하루가 지난 것 같아 깜짝 놀랄 정도로 깊고 오래 잔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날짜를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안심한다. 시간이 잠으로 흘러가지 않았구나. 아무튼 난 아직까지 잠과의 투쟁 중.


6.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책이랑 영화 리뷰를 대충 써서 올릴 예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충'이다. 이미지도 분량도 고려하지 않고 그냥 기억나는 대로 끄적일 생각이다. 또 하나는 SNS를 하지 않는데 그냥 막 늘어놓고 싶은 말이 있을 때(트위터는 안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트위터 느낌?) 블로그에 툭툭 쓸 생각이다. 브런치는 각 잡고 제대로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서.


7.

프리미어를 배우고 있다. 배운다는 게 맞나. 매주 주제가 오면 영상을 제작해서 제출하는 방식이다. 타의로 시작한 거라 진짜 너무 힘들다. 노트북도 힘든지 프리미어만 시작하면 윙윙거리고 난리도 아니다. 포토샵처럼 익숙한 프로그램 아니다 보니 유튜브를 엄청 많이 본다. 강의나 따라 하기 같은 게 아니라서 발품을 팔고 있다. 이제 기초 자막이나 배경음악은 넣을 수 있다. 페이드인, 아웃도 할 수 있다. 효과 욕심을 조금 덜기로 했다. 껄껄.


그럼 다시 글 쓰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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