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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쩜사오 Jun 29. 2020

익숙해져가는건지 무뎌지는건지

시간이 흐르면 나아진다는건 


 익숙해진건가, 무뎌진건가?


 살면서 이런 생각해본 적이 많았던가?

가끔 그런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이렇게 지내는건 익숙해져서 그런걸까? 아니면 무뎌져서 크게 느껴지지 않는건가?


삶이란 매순간 여러가지 변수들이 튀어나와 나를 당황하게 하거나 절망하게 하거나 흥분하게 하는일들이 많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그런 변수들과 싸우고 이겨내야 한다. 하나를 이겨내면 또 하나의 변수가 튀어나와 마치 나를 놀리듯이 약올리고 그까짓것이라는 강한마음으로 밟고 일어나면 고요한 평화뒤에 또다른 변수를 만나게 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래서 우리는 강해진다고 한다.


올해의 대외적인 변수는 코로나19였고 그것은 아직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 변수는 엔터테이먼트쪽에 일을 하는 나로서는 경제적타격을 크게 가져다주었고 또한 사람을 만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 사람을 만나는 일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기침하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무서워하게 하여 나 자신으로 하여금 사람을 피하는 행동패턴을 보이게 만들었다. 그저 집돌이로 좁디좁은 동네행동반경을 만들었고 젊디젊은 나이에 홀로 지내게 만들고 있다. 


대내적인 변수는 나의 건강, 그리고 목표의 흔들림이겠다. 경제적활동이 줄어들다보니 내 자신의 상태에 예민해졌고 마침 겪고있는 건강상의 여러문제들을 크게 느끼기 시작했다. 원래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내가 아프더라도 개념치않을 수 있다면, 할일이 줄어든 지금에는 그 작지작은 이상을 크게 느끼게 된다. 그러다보면 정식적으로도 우울해지고 또한 삶 자체가 재미가 없어진다. 삶이 재미없다면 재밌고 싶고 재밌어서 하고 있는 나의 지금 일들이 귀찮아지고 희미해진다. 삶 자체를 나 스스로 특별하게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2020년은 그 어느해보다도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힘든 한해인 것 같다. 어느덧 7월의 문턱에 서있고 6개월을 어떻게 지낸건지 잘 알수있을정도로 한 일이 별로 없다. 그저 프리랜서지원금을 기다리고 있는 할일 없는 백수일 뿐이다. 신청서류는 다 접수했는데 2주안에 나온다던 100만원은 4주가 된 지금 아무연락이 없다. 지원자가 많다보니 밀렸다던데 지원자가 많다니...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면서도 웃픈 현실이다.


몇년후면 40대에 들어간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왔을때는 많이 두려웠고 무서웠다. '30대가 되면'이라는 나의 청사진이 있었기때문에 멋진30대로 못살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때문이었다. 그런데 사실, 현실은 그게 맞다. 

내가 꿈꿨던 30대는 아니기때문이다.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고 사회에서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있고 괜찮은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는 그런 현실이 아니다. 그저 밥만 축내는 캥거루족일 뿐이다. 


그런데 신기한건 40대에 대한 기대는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내 인생에서 30대이상을 상상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이제는 다음을 꿈꾸기보다는 현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보다나은 환경으로 넘어갈 것이가를 고민하느라 생활에 관심이 많다보니 그런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가는 건지, 하루하루 묵묵히 버티는 것에 무뎌져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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