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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쩜사오 May 15. 2020

목이 아프면 비가 오더라

평범한 컨디션이 그리운 요즘

아침부터 뒷목이  너무 당긴다. 짜증나게



 지난 36년을 살면서 자세 좋다는 소리만 들어왔다. 너 참 허리가 딱 곧게 펴있네. 자세가 아주 좋아. 

속이 안좋은 날을 많았지만 어디에 부딪치지 않는 이상 몸 자체에는 '통증'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목이 안좋기 시작했다. 뒷목의 압박감, 당기는 증상.  병원에 가서 받은 진단명은 '일자목'이었다. 목이 계속 긴장되어 있으니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운동을 해주라고 했다.


 군대에 입대해서도 목이 아프기 때문에 유격훈련 중에 온몸돌리기 같은 목에 심한 하중을 주는 동작은 열외를 했다. 그렇게 감싸고 보호하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고등학교때부터 생긴 목의 통증은 날이 좋은날, 날이 좋지 않은날을 구분하게 해주는 기상청역할을 하기로 했고 그런 목이 익숙해지는 나는 뒷목이 당기면 곰이 한마리 업혀있구나. 이 놈의 곰. 그래 뛰지만 마라. 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은 또 어느정도 버틸만 했다. 


증상이 나아진게 아니기때문에 지속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왔다. 그렇게 통증에 익숙해져갔다. 


그러던 작년 3월에 생긴 상체의 '근막통증증후군'. 이름도 겁나게 어려운 이 질병으로 견갑골을 비롯한 양팔 군데군데 '통증점'이 생겼고 근육을 쓰다보면 벌에 찔리는 것같은 되게 기분나쁜 통증을 느꼈다. 병원의 의사들은 내게 통증점주사와, 도수치료, 스트레칭을 권했고 수개월을 진통소염제와 근육이완제, 위장약을 먹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야 팔의 통증이 그 범위가 줄어들어 엘보우 쪽과 철봉에서 당기는 동작을 하면 견갑골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빼고는 어느정도 지낼만 하게 되었다. 


 '걷기'가 제일 좋다더라


 그래. 30대에 어르신들처럼 살아야겠구나. 그래서 과격한 운동은 포기하고 걷기만했다. 코로나19로 요새는 더욱 헬스장은 가지도 못하고 주변 뒷산이나 평지를 걸어다녔다. 그리고 스트레칭하고. 그뿐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다리에 심한 압박감이 생겼다. 무릎주변 근육의 압박감, 심한 당김은 일반적인 걷기에 불편함을 주었고 통증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좌골신경통, 허벅지안쪽근육, 장경인대당김, 기립근근처통증 등 아주 복합적으로 하체가 불편해졌다. 이게 무슨일인가? 피곤해서 그런가? 나는 1주일정도 스트레칭과 걷기를 줄이고 내 상태를 보기로했다.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통증은 더 심해졌다. 


 답답한 마음에 결국, 끊었던 신경외과를 다시 찾았다. 엑스레이와 그외 검사를 해보더니 내게 내려진 진단은 똑같이 "근육이완제랑 진통소염제처방하고 도수치료와 주사". 뭐야 대체? 이건 또 무슨 질병이냐? 내가?

도수치료쌤은 과한 등쪽의 긴장이 있는데 이게 전체적인 신체밸런스를 무너뜨린 상태다. 10번정도 도수치료를 해보면 나아질것이다 라고 했다. 도수치료를 해야하니 제일 먼저 생각이 든건 '실비'. 30번이 되는데 내가 같은 부위로 치료받은게 6개월이 넘었나? 


 다행히 계산상에는 치료를 받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근데 말이지. 정말 짜증은 난다.

 내가 특별히 과한 운동을 한 것도 과한 동작을 한 것 도 없고

 그들이 말하는 '스트레칭'도 열심히 해왔는데


 이제 좀 상체가 버틸만하니까

 하체가 지랄이다.

 그래, 지랄이지 정말.


 20대가 아니라 그런건가? 

 내가 바쁘지 않아서 내 몸에 신경을 많이 쓰나?

 

 수많은 잡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산다는게 뭐냐고 묻는 다면? 요새는 산다는건 '통증'을 이겨내기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그만큼 몸의 통증과 밀접하게 살아가고 있다. 


 내가 병원을 가면 제일 답답한 건 그들이 내게 진정으로 관심을 보여서 내게 확신을 주면 좋은데 수많은 사람 중 한명으로, 너 정도는 별거아냐. 근육이완제랑 진통소염제 쭉 먹고 좀 아프면 주사놔줄께. 이런 느낌이다보니 병원을 믿고 치료를 받다가도 이게 맞는거야? 하고 유튜브를 찾아보게 된다.


새로운 통증이 생긴 요즘. 다시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아침 7시에 스트레칭을 무조건 하고 있고 스트레칭을 하는 시간비중도 하루안에서 많이 늘렸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11시가 되면 잠을 자려 한다.


요즘 도수치료는 6번정도 받았고 약은 속이 매쓰거워서 중단했고 매일매일 증상이 달라진다.

신체밸런스를 찾아가기 위해서 치료하다보니 요즘은 몸이 불안정한 상태다 라고 도수치료쌤이 얘기해서 그런가보다 하려고 생각중이다. 


그래도 내가 느껴보니 통증중에 최고는 '뒷목통증'이다. 

그 엄청난 압박감으로 두통,속매쓰거움, 무기력함,짜증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기때문이다.


다리통증이 느껴지면 그래도 더 쎈거는 오늘 없는 날이구나.

원래 느꼈던 엘보우통증이 느껴지면 다리가 오늘은 좀 괜찮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


매일매일 지치지 않으려,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서 

통증때문에 소중한 내 평범한 일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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