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마라
"엄마..."
내가 말을 꺼내는 순간, 어머니는 '너가 무슨말 하려는지 알아. 돈꿔달라고?'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내 호흡,말에서 느껴지는 무게를 통해 어머니는 내가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게신다.
조심스럽게 어렵게 얘기를 꺼내려는 내 감정이 담겨져서 그런걸까?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아니 개인적이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끊어버리기도 한다.
내가 외로워서
내가 필요해서
내가 짜증나서
내가 불행해서
내.기.분.이.좋.아.서
그렇게 우리는 모두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없애고 산다.
남자들이 살면서 인간관계를 크게 정리하는 시기가 있다면
아마도 첫번째는 대부분 군대에 있던 시기일것이다.
지금은 핸드폰도 휴대한다고 하는데....(하긴 지금 병장월급이 60만원이 넘는다니...쩝)
라떼만하더라도 입대전 미리 종이에다가 전화번호를 적어갔었다.
처음 수신자부담(콜랙트콜)으로 전화를 하던 그날
가장 먼저 전화를 한건 바로 부모님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족이자 가장 보고싶었던 가족이었고
또한 나의 현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내 인간관계'였기때문이다.
그리고 절친으로 이어졌는데...
군 2년동안 1000명이 넘던 전화번호부는
제대할 무렵 200명대로 줄어있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얼마나 쓰잘데기없는지를
가장 처절하게 깨달았던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두번째 시기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30살이 되었던 때인것 같다.
대학교다닐때는 '학교'라는 공통의 울타리가 있어서 서로 공감대가 있었던 사이들이
졸업을 하고 각자의 꿈,현실이 좇아 달리다보니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뭐 연락이 온다면...... 아마도 '축의금'때문이었던거같다.
그렇게 '연락만하는사이'가 정리가 되고
30대에는 '정말 만나는 사람', '일적으로 아는 사람'으로 정리가 된다.
아마 대부분은 '일적으로 아는 사람'의 번호일것이다.
이게 당연한 변화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사람에 실망하고
"아니 어떻게 나를 필요에 의해서 연락하고 이용할수있지?"
내용에 실망하고
"아... 그러니까 너가 일하는거에 도움을 달라는거지?"
상황에 실망하고
"너는 의리가 없냐? 변했어 임마!"
물론, 나도 이런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새벽1시가 넘어서 친구의 전화에 바로 튀어나갔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내 스케줄이 있고 친구의 사연이 그저그런 평범한 내용이라는걸 예측가능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도 귀.찮.았.던 나의 사연이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모두 다 변해간다.
그저 순수하던 시절에서 나이를 먹어가면 사회의 떄가 타고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모두가 변해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연락을 한다.
그 '필요'에 서글퍼할필요가 없다.
모두가 그렇기에 그저 '내가 아직은 필요한 존재'라는거에 안도해도 된다.
'필요없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이 훨씬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