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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 Feb 01. 2020

200201

나는 사실 작년 말과 올해초에 정신과 상담을 고민할 정도로 우울증에 시달렸다.

길에 나가서 모르는 사람들과 시선이 닿는 것이 무서웠고

아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요즘 너 어디 안좋니?' 라는 물음이 두려워

겉으로는 예전보다 더 밝은 척을 했었고

이런 괴리는 내 마음을 더욱 갉아먹었었다.

아침에 일어나도 계속 피곤했고

몸을 씻고 집 밖을 나서면 일어날 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들만 가득했다.

갑자기 눈물이 날때가 종종 생겼고

내가 수치스럽고 증오스럽고 내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 답이 없는 것 같았다.

이때라고 말하기도 웃긴 얼마전에 연초였지만

이때는 경제적으로도 무척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차라리 10년동안 놀기만 해서 이정도였으면 덜 억울했겠지만

10년동안 별에 별 일을 다 겪으며

버텨온 나의 발자취에 대가가 너무나 비참하게 느껴져

모든게 억울하고 슬프고 잔인하게 느껴졌다.

최악의 상황이었다면 아무것도 안하고 언젠가 끝까지 가라앉기를 기다렸겠지만

완전 최악은 아니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 부터 어떻게 돈을 벌까'가 고민이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굶어죽지 않으려면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가

고민이었다.

돈이 없다고 당장에 내가 쌓아온것들을 갑자기 모두 내던지고

돈을 위한 삶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나아질 것 또한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나아질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여러 고민끝에 내 시야에 들어왔던 게

ebook 이었다.

사실 책을 내보신 작가님들은 아시겠지만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책으로 돈을 벌기란..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경험 부족에서 오는 나만에 생각일 수 있다.)

나는 여태까지 두권의 책을 출판했는데

한권은 4칸 그림책이고 한권은 동화책이었다.

돈만을 위해서 책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두권의 책을 내보고 나서 느낀점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인쇄책 작가를 하기란 현실상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책의 인쇄비, 디자인비, 책이 인쇄되고 나서 서점과 나누는 비용(대략 30~35%) 그리고 배송비를 

나누고 나면 작가에게 남는 비용은 상상보다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그래서 세번째 책을 준비할 때즈음엔 다음 책은 디자인을 내가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인쇄비를 최소화 하는 방법도 고민해보기도 했다.

인쇄 된 책을 보관해둘 장소를 생각하는 것도 꽤 고민이었는데

이 고민을 하다가 번뜩 떠오른 게

ebook이었다.

ebook은 인쇄비도 배송료도 보관료도 필요없다.

그래서 연초에 ebook 제작법을 인터넷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한권의 책을 만들법한 방법을 습득했다.

그리고 ebook시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여러 ebook서점을 둘러봤다.

만원대가 넘는 베스트셀러들도 많았지만

천원 이천원대의 전자책이 아주 많았다.

뭔가 생활에 있어서 한줌 빛이 다가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세상이 만만하지 않음을 다시 느끼니

몸과 마음에 더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ebook에 대해서 더 참고해보고 싶어서

ebook을 한권 사서 관찰해보려고 하는데

하정우씨의 '걷는 사람, 하정우' 라는 책이 있었다.

처음에는 ebook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구입한 책이었는데

하정우씨 특유의 재치있는 말투와 담백한 문장에

술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하루에 만보씩은 걸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추워도 피곤해도 걸었다.

하정우씨 말대로 잡생각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우울함이 떨쳐지기 시작했다. 

(정우형 고마워요.)


횡설수설하다보니 글이 길어진 것 같다.

이렇게 길게 쓰다보면 언젠가 질릴텐데.

짧게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리고 ebook에 대한 얘기는 내일 더 얘기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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