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_ 1
유희는 태상과 사과박스를 들고 어디론가 향한다. 그들이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면 인형뽑기 앞으로 부제 ‘3. 대면’ 이 뜬다.
S#62 저녁 현자의 아지트
현자의 빈 아지트에 현재가 들어와 쇼파에 몸을 기댄다. 현재는 마른 세수를 하다 컴퓨터를 키고 현자TV 채널로 들어간다. 조회수 200만, 현재는 기분이 조금 좋아져 영상 댓글들을 살펴 본다. 기대된다는 댓글들과 칭찬 댓글들, 그리고 후속 편을 기대한다는 댓글들. 그런데 전화가 온다. 모르는 번호.
현재 : 여보세요?
배달원 : 예.. 저 아까 낮에 얘기 나눴던 배달원이에요.
현재 : 아.. 예.
배달원 : 낮에는 제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현재 : 아닙니다. 저도 실례 많았습니다.
배달원 : ...
현재 : 해당부분은 제가 본래 말씀하신대로 오해 없게끔 다시 편집해 드릴게요. 후속편 나올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배달원 : 정말.. 죄송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알아봐서.. 가게에도 좀 피해가 있나봐요. 그래서 사장님이 당장 영상 안 내리면 해고시킨다고..
현재 : 아.. 죄송합니다.
배달원 : 송구스럽지만 어떻게 안 될까요.
현재 : 곧 후속편이 나오니까.. 후속편 나오면 제가 말씀하신 부분은 편집해드릴게요.
배달원 : 아뇨.. 오늘 당장 내리라고 하셔서.. 저도 너무 답답하고 힘든데요. 제가 여기서 짤리면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하거든요. 제가 이렇게 비참하게 삽니다.. 불쌍하게 여겨주시고 한 번 부탁드립니다. 제발 부탁 드릴게요.
현재 : 선생님.. 죄송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배달원 : (수화기 너머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그.. A씨를 잡는다는 게.. 저도 영상들을 쭉 봤는데 남들한테 나쁜 짓하고 해 끼치는 놈들 잡아서 벌주고 이런 내용 아니에요?
현재 : ..네 맞습니다.
배달원 : 당신들이 A씨랑 다를 게 뭐야?..
현재 : ...
배달원 : 멀쩡한 사람 홀려다가 엄한 소리한 것처럼 만들어놓고.. 밥그릇 잃게 생겨서 이렇게 사정사정하는데.. 당신들이 말하는 아무개씨랑 다를 게 뭐냐고.
현재 :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배달원 : 됐고. 그래 어디한번 잘 잡아보세요 A씨. 그런데, 당신들이 이렇게 남한테 피해를 줬으니까..!! 언젠가 당신들도 잡혀서 벌 받는 날이 올 거야.
배달원은 전화를 끊고 현재는 크게 한숨을 뱉는다. 외로이 무대 위 쇼파에서 탄식하는 현재의 모습이 슬픈 모노로그를 하는 배우 같다. 현재는 곧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현재 : 여보세요?
가가제트 : (피곤에 쪄든 목소리) 왜.
현재 : 바쁘신가요.
가가제트 : 말해.
현재 : A를 잡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제가 A가 되는 것 같아서요.
가가제트 : ... 그거 알고 시작한 거 아니었어?
현재 : ...
가가제트 : 내가 자네한테 왜 일을 연결해주고 도와줬는지 아나?
현재 : 왜죠.
가가제트 : 너가 자존감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고 얘기해서. 너가 이번 건을 잘 해서 자존감을 얻었다고 하면 내가 너한테 좀 배워보려고 했어. 나도 자존감이 좀 필요했거든... 그래 그대를 증오해주는 팬들은 좀 생겼나.
현재 : 방금 1호팬이 생겨서 연락드리는 겁니다.
가가제트 : 축하해.
S#63 저녁 태상의 집
깔끔한 외모와 달리 어둡고 지저분한 태상의 집.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아있는 태상과 유희. 어두운 가운데 작은 등 하나만 켜져 있어 이 모습은 수사기관에서 심문하는 모습같아 보이기도 하다. 태상은 부드러운 미소로 웃으며 유희를 보고 있고, 유희는 내색하려 하진 않지만 잔뜩 공포에 질린 눈빛. 악취에 코를 찡그리기도 한다.
태상 : 죄송해요. 헛걸음하게 해드려서. 제가 분명히 이 식탁 위에 예전에 쓰던 핸드폰을 뒀었거든요? 근데 없네?
유희 : 아... 네.
카메라가 넓게 비추면 태상은 유희 앞에서 사과를 깎고 있다. 태상은 밖에서와는 다르게 자신의 공간에서 부릅뜬 눈과 상스러운 말투로 괴팍하고 기괴한 인상을 풍긴다. 태상이 사과깎는 칼은 과도라기 보다는 사냥을 할 때 쓰는 살상용 칼로 보인다.
태상 : 진짜에요. 구라까는 걸로 보여요?
유희 : 아뇨. 전혀. 아니요.
태상 : 그래서. 죄송해서. 사과의 마음으로. 사과하나. 깎아드리려고요.
유희 : 감사합니다.
태상 : 제가 막 유희씨 못 가게 붙잡아두고 그런 거 아니죠?
유희 : 아니에요.
태상 : 감사해요. 제가 멀리까지 잘 못 다녀서 사람이 고파요.
태상이 오른발로 왼발 발목을 긁자 바지 속에 가려졌던 전자발찌가 보이고 이를 유희가 본다.
태상 : 아아 오해하지는 마요. 외로움이 고프다는 말이니까. 사과 못 먹는 거 아니죠?
유희 : 네.
태상 : (사과를 껍질 째 토막 내 주며) 껍질 째 드세요. 피부에 좋아요.
유희 : (받는다.) 감사합니다.
태상 : 드세요.
유희 : 네..
태상 : 드세요.
유희는 어렵게 사과를 씹어 삼키고 태상은 유희가 사과를 먹는 것을 지켜본다.
태상 : 어때요.
유희 : 맛있어요.
태상 : 다행입니다.
유희 : ...
태상 : 그 현자TV. A씨를 찾아라.
유희는 태상이 ‘A씨를 찾아라’를 언급하자마자 먹던 사과가 걸려 쿨럭인다.
태상 : 아유. 괜찮아요?
유희 : 괜찮.. (기침) 습니다.
태상 : 왜 그렇게 놀라요? 혹시 내가 A씨 같아요? 내가 김민수 같은 거예요?
유희 : (기침이 계속 나온다) 아뇨. 그건 아니고.
태상 : 아 이 양반들이 사과를 개좆같이 만들어 놨네. 이렇게 이쁜 숙녀 분께서 기침을 계속 하게 만들고.
유희 : (겨우 기침을 참으며) 아뇨아뇨.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태상 : 이젠 괜찮아요? 다행입니다.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죠?
유희 : A씨..
태상 : 아 맞다. (웃음) 저 김민수 아니에요.
유희 : 네..
태상 : 그런데 웃긴 게. 그 김민수라는 이름이요. 어디서 들었는데 김민수라는 이름이 엄청 많다던데. 그리고 그 98년도에 김민수라는 사람이 개명했을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유희 : 그렇죠.
태상 : 그런데 왜 그냥 김민수씨를 찾은 거예요?
유희 : 저희가 아는 김민수씨 이름이 김민수 밖에 없으니까요.
태상 : 음.. 사실은.. 사실은 사실은. 사실은 그냥 관심이 필요했던 게 아니에요? 김민수라고 하면 예전에 그 사건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아니까 최대한 어그로 끌어서 조회수 빨기. 이런 거 아니냐고요.
유희 :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을..
태상 : 에이 생각을 안했다고? 그건 너무했다. 그럼 이 세상에 수많은 김민수들은 시발 억울하고 좆같아서 어떡해? (유희가 테이블 위에 있던 자신에 폰에 손을 가져가자) 야. 지금 사람 얘기하는데 어디서 예의 없이. 아, 미안합니다. (자신의 입을 때리며) 고운 말. 시발놈아.
유희 : 아니에요 말씀하세요.
태상 : 여튼 난 그렇게 생각해요. 어디까지 얘기했죠?
유희 : ...어
태상 : 뭐야 내 얘기 안 들었어?
유희 : 아뇨 조회수 빨기.
태상 : 아 맞다 조회수. 그래요. 저는 그게 늘 불만이더라구요. 조회수 빨려고 별 개지랄들 하는 거. 특히 남 찌르고 폭로하고 신상 털고. 아유. 난 그런 거 영 싫더라구. 혹시 가가제트라고 알아요?
유희 : 아뇨.
태상 : 제가 엄청 팬이거든요.
유희 : 아..
태상 : 이상하지 않아요? 제 말 대로면 제일 싫어해야 되는 게 가가제튼데.
유희 : 그러네요.
태상 : 가가제트 모른다면서요.
태상의 표정이 싸늘해지고 아차 싶은 유희는 할 말을 잃는다.
유희 : 아뇨아뇨. 채널로는 종종 봤었죠. 실제로 아는 건 아니고.
태상 : 아유. 말도 없으시고 이제 거짓말까지 하시는 거 보니까 피곤하신가부다. 제가 거짓말 하는 거 진짜 싫어하거든요. (칼로 사과를 썰며) 이제 보내드려야지.
유희 : 아뇨 재밌어요.
태상 : 아니에요. 저도 이제 피곤해서. 보내드리려고요. 그런데 보내드리기 전에 하나만 여쭤볼게요.
유희 : 네..
태상 : A씨 찾아다니는 거.. 왜 하는 거예요?
유희 : ...
태상 : 네?
유희 : 그런데 대중들 관심이 많아서 조회도 많이 되고 공익적인 면도..
태상 : 유희씨 유희씨. 저. 거짓말하는 거. 진짜. 싫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솔직하게 얘기해요. 얘기 잘 해야 되요. 아무개씨는 왜 잡으러 다니는 거예요?
유희 : ..재밌어서요.
유희에 답변에 태상의 웃음이 터진다. 태상은 한참 웃다가 고개를 숙이는데, 그 찰나에 유희 폰에 무음으로 전화가 오며 ‘가가제트’가 뜬다. 재빨리 폰을 눌러 신호를 끄는 유희. 태상은 다시 고개를 들어 유희를 한참 본다.
태상 : 지금도 재밌어요?
둘은 짧지 않는 찰나동안 말없이 눈빛을 나눈다. 유희는 테이블로 시선을 내리고 있는데 다시 가가제트에게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눈동자를 돌린다. 유희의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다.
유희 : 아니요.
태상 :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상 : (기지개를 켜며) 아유. 피곤하다~
S#64 저녁 태상의 집 앞
어두운 골목의 태상의 빌라 현관 앞으로 쓰러지듯 나와 주저앉는 유희. 유희 손에는 사과 하나와 폰이 쥐어져 있다. 그리고 무음으로 울리는 ‘가가제트’. 유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때 꺼졌던 빌라 계단에 센서 등이 켜지고 유희는 겨우 몸을 일으켜 어두운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S#65 저녁 동네 길가
힘없는 다리와 눈물에 젖은 시선으로 유희는 비틀거리며 겨우 걸어가고, 이를 본 사람들은 유희가 취한 여자인 줄 알고 욕하거나 비웃는다. 그때 누군가가 유희에 어깨를 잡고, 유희는 고함을 지르며 손을 휘두른다. 이를 보고 더 유희를 비난하는 사람들. 유희가 정신 차리고 다시 보니 유희에 앞에는 유희의 손에 뺨을 맞은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서 있다.
평범한 사람 : 괜찮으세요?
유희 : ..감사합니다.
S#66 저녁 연습실
연습실에 민지와 또래에 배우 2명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민지 : 저는 피터씨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신할 수 있어요. 그는 절대 사람을 해칠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유정 : 스텔라, 당신은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믿음이 모두 진실이라면 이 세상에 죽임을 당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진희 : 그래요. 당신은 믿음이란 독약으로 자살하고 있는 거예요.
민지 : 불신으로 상대방에 마음속에서 살해되느니 현실에 위험 속에서 상대에 진심을 믿어보겠어요.
유정 : 믿어보겠숴요~
민지 : (웃음) 아 이 말투 너무 어렵다.
진희 : 꼭 이런 말투로 해야 하는 건가요.
민지 : 어색해 어색해.
유정 : 괜찮아. 민지는 어색함을 녹이는 따스한 마음을 가졌잖아.
민지 : 뭐래.
유정 : 어땠어?
민지 : 뭐.
진희 : 너 싸패랑 한강에서 맥주 먹은 거 지금 극단 실검 1위야.
민지 : 미치겠다. 세상 무서워서.
유정 : 싸이코랑 둘이 얘기해보니까 어때.
민지 : 그냥 뭐 보통사람 같더만.
진희 : 이거 뭐 스톡홀롬 증후군 그런 거 아니냐.
민지 : 치.
유정 : 너무 가까이 지내지는 마.
진희 : 얘기 들었지?
유정 : 아 존나 무서워.
민지 : (슬슬 짜증이 오는 듯) 그만들 좀 해~
유정 : 그냥. 우린 너 생각해서.
민지 : 나도 별로 친해질 생각 없어. 배역 때문에 몇 마디 나눈 거지 나도 소름끼쳐.
문틈에 서서 이들에 대화를 듣고 있는 누군가.
S#67 밤 동네 골목길
민수로 추정되는 남자는 모자를 눌러쓴 채 내리막길을 걸어내려 온다. 주변을 둘러보는 남자. 늦은 밤 골목길엔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거리를 배회하는 남자의 눈빛이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사람만 같다. 그러다 멀리서 술에 취한 듯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자가 골목길 어딘가에 기대 앉 아있다. S#39에서 남자에게 시비를 걸었던 양아치의 애인이다. 여자에게 향하는 남자.
S#68 밤 가가제트의 사무실
가가제트는 사색이 된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모니터엔 어깨 위로 사진을 자른 누군가가 칼을 들고 혈서로 쓴 듯한 종이를 들고 있다. 종이엔 D-2라고 적혀있다. 가가제트가 사진을 닫자, 괴한이 보낸 듯한 메일 내용이 적혀있다.
‘가가제트님과 만날 날을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설레입니다. 정의로운 가가제트님께 저도 제 정의를 맛보여 드리겠습니다.‘
메일을 읽고 이전보다 더 고통스럽게 왼쪽 가슴을 부여잡는 가가제트.
S#69 밤 동네 골목길
여자 앞에 선 남자 옆에 양아치가 서 있다.
양아치 : 뭡니까.
남자 : ...
양아치 : 뭐냐고요.
남자 : 혼자 위험해 보이셔서 왔는데요.
여자 : 오빠.. 그냥 가자.
양아치 : 뭐? 참 나 미친놈 다 보겠네.
남자 : ...
여자 : 가.
양아치 : (남자에게) 뭐 그러고 서 있어. 꺼져.
남자가 뒤를 돌자,
양아치 : 아 잠깐만.
남자, 멈춘다.
양아치 : 돌아봐.
남자, 돌아보지 않는다. 양아치는 남자 앞으로 온다.
양아치 : .. 맞죠?
남자 : 뭐가요.
양아치 : (웃음) 맞네.
남자, 성급하게 양아치를 피해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양아치 : 아유 병신아. 그렇게 살지 마라.
남자는 가쁘게 숨을 쉬며 떠난다.
양아치 : 세상이 다 알아!
분노한 남자의 눈빛. 씩씩거리며 어딘가로 향한다. 골목길을 벗어나 길가로 사라지는 남자가 보인다.
S#70 과거 가가제트의 영상
거친 남자의 숨소리와 함께 과거 가가제트의 영상이 보인다. 가가제트는 분노를 쏟아 내고 있다. 곧, 남자의 사진이 뜨고 아래에 이름도 뜬다. ’박규남‘. 가가제트는 남자의 얼굴을 합성해 단두대에서 사형시키는 영상을 만들고 그를 괴롭히는 수많은 밈이 탄생된다. 규만의 얼굴이 모자이크 되거나 눈만 가려진 기사들이 뜬다. 신인배우 A씨 / 논란 / 하차 / 퇴출 등의 기사가 스쳐가고 어떤 논란이었는지는 보이지는 않는다. 이어서 달리는 수많은 악플들. 가해자, 범죄자, 천벌 등 끔찍하고 자극적인 문구들이 스쳐 간다.
S#71 밤 거리
규남은 차에서 휘발유로 보이는 패트병을 꺼내고 내리고는 씩씩대며 빠른 걸음을 걷는다. 짤그랑 하며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칼이다. 규만은 빠르게 칼을 주워 품에 넣는다. 그리고 다시 길을 향한다.
S#72 밤 태상의 집
유희와 이야기를 나누던 자리에서 자신이 쓴 ‘D-2' 혈서를 보며 가가제트의 영상을 보고 있는 태상. 갑자기 초인종이 울린다. 의아해하는 태상은 무시하지만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태상은 현관문으로 가서 문밖에 손님에게 말한다.
태상 : 누구세요.
손님 : 배달이에요.
태상 : 안 시켰어요.
손님 : 배달 안 시키셨어요?
태상 : 네. 안 시켰다고요.
손님 : 근데 왜 짜증을 내요?
‘쾅!’
문을 치고 간 문밖에 손님.
태상 : 시발놈이.
분노한 태상은 문을 열고 나가 손님을 찾는다. 하지만 아무도 없고. 태상이 뒤 도는 순간, 문 뒤에 숨어있던 손님의 홍두깨가 태상의 머리를 강타한다. 태상은 저항할 세도 없이 연속되는 강타에 주저앉고, 위아래 검은 옷에 핼맷을 쓴 손님은 태상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손님들의 발에는 족적방지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천 주머니가 씌워져있다. 이어서 계단 밑에서 같은 복장에 손님 2,3도 올라오고 태상의 집 문을 닫고 들어온다. 미리 준비한 듯한 케이블 타이로 태상의 손과 발을 묶는 손님들.
태상 : 끄으...가가제트가 보냈냐?
손님2 : (웃으며 테잎으로 태상의 입을 막는다. 손목엔 미키마우스 시계가 있다.) 뭐? 무슨 제트?
손님3 : 아, 그 고발방송하는 BJ 얘기하나부다.
손님2 : 아아. 구태상씨. 미안하지만 우리는 BJ가 아니에요. 우린 영상 같은 거 안 찍거든.
손님1 : 만곡동 사건 피의자 구태상씨.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해야겠구나. 근데 변호사는 선임 못해요. 오늘이 당신 마지막이니까.
손님3 : (바닥에 기름을 뿌리다가 테이블 위에 올려진 혈서를 보고) 이 아저씨 또 나쁜 짓 하려고 했구나. 갱생불능이네. 우리가 잘 찾아왔어.
손님2 : 자.. 마지막으로 할 말은?
태상 : 우욱!! 욱!
손님2 : 피해자분들게 사죄드리며 앞으로 착하게 살.. 아, 착하게 죽겠습니다 라고 하시네요. 그럼 시작할까요?
손님1 : 갑시다.
태상의 집 벽면에 비친 그림자로 세 명의 손님이 둔기로 태상을 난타하는 게 보인다. 곧, 벽에는 피가 묻는다.
S#73 밤. 가가제트의 건물 앞.
가가제트는 왼쪽가슴을 부여잡고 자가용 문을 열려다 통증이 심해진 듯 결국 쓰러지고 만다. 몸을 부르르 떠는 가가제트. 가가제트의 상징물과 가가빌딩이라는 큰 표시가 있지만 지나가는 행인은 쓰러진 가가제트를 취객으로 오해했는지 가까이 가지 않는다. 가가제트의 움직임이 점점 사라져 가는데, 누군가의 뒷모습이 가가제트를 발견한다. 가자제트도 그를 본다. 그는 규남이다. 규남은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S#74 밤. 현자의 아지트.
홀로 외롭게 술잔을 기울이는 현재.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현재는 왠지 불길한 시선으로 입구 쪽을 본다. 비틀거리며 입구로 가 문을 잠그려는데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문을 밀고 들어온다.
현재 : 누.. 누구세요?
남자 : 아.. 저요.
현재 : ...
남자 : 저는 A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