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기 1.

감사편지

by 빈수레

딱 이만큼의 확신이 필요했거든요.


발등 높이밖에 되지 않는 방 문턱을

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른 감사 인사 같겠지만

인사에 때가 필요한가요.

넘치는 마음이 거추장스러워지지않도록

매일 보시는 풍경 뒤에 놓아만둘게요.


언제고 인생은 내 손 밖에 있던 적이 없다고

가을볕과 겨울공기가 닿던 오늘은 생각합니다.


내일은 또 손 밖의 인생에 다시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지 몰라도

오늘은 오늘이 가기 전 잠들어 볼게요.


그럼 살아갈 날들 중 하루쯤은

손에 꼭 쥐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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