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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화랑 Jan 30. 2021

나도 오퍼레이터다

오퍼레이터 커밍아웃


패션 커머스 쪽에서 운영과 물류 업무 경험을 쌓고 뷰티 커머스 쪽으로 이직을 하게 됐다. 이번에 맡게 된 직무는 영업관리지만 하는 일은 거의 운영 쪽에 가깝다. 영업관리라 함은 매출 실적을 관리하거나 판매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주로 하고 있는 업무는 커머스 CS 이슈 해결, 판매사 주문 및 배송 모니터링, 커머스 정책 수립, 그 외 커머스 이슈 관리 등이다. 


쇼핑몰이 무탈하게 잘 굴러가고 있다는 건, 출고율은 높고, 취소율과 반품률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건, 고객 불만이 인입될 때마다 빠르게 해결되고 클레임 이슈가 적다는 건 그만큼 뒤에서 오퍼레이터들과 CS담당자들이 열일하고 있다는 증거다. 현업에서 일하면서 영업을 잘해서, 마케팅을 잘한다고 해서 쇼핑몰이 잘 굴러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나는 운영 직무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몸 담았던 회사에서) 운영 직무는 성과 측정이 어렵고, 잘해야 본전이었기 때문이다. MD, 마케팅, 개발, UX/UI 팀은 업무 R&R이 명확한데 반해 운영은 그렇지 않았다. 타 팀(협업 부서도 아니다. 타 팀이라 불렀다.ㅎㅎ) 이 하기 애매한 일들을 모두 떠맡아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으며, 모든 일이 운영과 엮여있기 때문에 타 팀에 이슈가 생겨도 항상 운영은 한배를 타야 했다. 한배를 타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도 공은 거의 메인 부서에 돌아가기 마련이었다. 


고객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쇼핑몰이 잘 굴러가기 위해 사전 예방을 해나가고 있음에도,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닌데 떠맡아 뒤처리를 하고 있는 것도, 내가 한 실수가 아닌데 고객에게 욕을 먹는 일에 회의감이 들었다. 거기에 동기부여가 될 만한 보상도 없었고, 이런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들을만한 현업 멘토도 없었다. 스스로 성장했다. 보람됐다로 위안 삼기엔 동기부여 요소가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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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성장에 대한 아낌없이 투자하는 회사를 만났고, 운영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는 곳에 입사하게 되면서 오퍼레이터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직 구성원들 모두가 비전, 미션, KPI를 공유하고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문화와 회사의 성장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응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어떻게 하면 오퍼레이터로서 이 회사가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까? 내게 더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퍼레이터로서의 미션과 비전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와 실무에 유용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천세희 이사에 대한 글을 만났다. 네이버, 맥도널드, 배달의 민족 등을 거쳐 현재 클래스 101 부대표로 합류한 천세희 이사는 많은 오퍼레이터들의 귀감이 되는 듯했다. 그 글을 타고 타고 타다가 오퍼레이터들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은 오퍼레이터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진심으로 반가웠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졌다.

앞으로 브런치에 자주 들어올 것같다.



▲ 루트임팩트 공식 블로그, 나는 오퍼레이터다 포스팅 발췌


[와 닿았던 문장]

- 클래스 101 CS팀의 미션은 "우리의 존재를 고객이 모르게 하라"는 것이다.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해서 고객센터에 연락하지 않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고객센터를 없애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실제로 이 미션을 가지고 일한 결과, 올해 4월 기준 고객 문의가 일 400건 정도 되었지만, 현재(11월)는 매출이 2배가 되었음에도 고객 문의는 일 200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 매출액, 고객 문의량 체크!


- CS (Customer Service or Satisfaction) 적 고객 응대 : 화가 난 고객을 풀어주는 것

CX(Customer Experience)적 고객 응대: 애초에 고객이 화나지 않도록 하는 것


- 고객 문의를 분석해서 대표 문의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CX 측면의 문제를 분석해야 한다. 문제를 분석한 후에는 정책을 수립하거나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고객 문의를 얼마나 잘(그리고 빠르게) 처리하는지 보다 애초에 고객 문의를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 오퍼레이터는 MAU, DAU, 주문 건 수, 채널별 접수건, 주요 문의 유형, 취소건, 중복 문의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단순히 절대 수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 "하루 100건 결제에 고객 문의 20건"이라는 데이터만 가지고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비교할 수 있는 모수가 없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일정 기간 데이터를 쌓아서 경향성"을 봐야 한다.


- [문제정의] - [수치화] - [과제화]

주문 취소/업주 취소율 높음 - 목표 취소율 설정 - 자동 주문 취소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 자동으로 광고가 내려가도록 시스템을 손봤고 취소율이 낮은 업소를 우수업소로 지정하여 업주들이 취소율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매출을 올리는 일(앞문을 여는 것)만큼 뒷문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 오퍼레이터는 조직의 앞문과 뒷문을 모두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 스타트업의 이슈 대응 프로세스는 타이트해서는 안 된다. 커뮤니티 매니저나 CX담당자가 이슈에 대해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슈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1. 어디에 얘기해야 하는가.

2. 누구와 얘기해야 하는가

3. 의사결정과 고객 대응을 얼마 만에 끝낼 것이다.

특히 커머스 분야라면 고객 컴플레인이나 이슈가 접수되는 채널을 재빨리 인지하고 신속한 피드백을 내놓아야 한다. 이슈 발생에서 공식 대응까지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최선이다. 이렇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려면 내부적으로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 오퍼레이터가 가져야 하는 역량 : 커뮤니케이션 능력. 경영진, 개발자, PM, 마케터, 디자이너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들 모두와 일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그렇다. 이런 사람이 되려면 조직 내의 관계에서 헌신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개발자에게는 개발자가 듣기 편한 방식으로 얘기해주고, 동료의 작업물에 대해서는 '물개 박수'로 인정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동료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오퍼레이터의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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