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몸이 굉장히 건강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결석이란 걸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건 내게 전혀 감사할 일이 아니었다. 내 눈이 두 개이고 내 코가 하나 있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 교사가 되었다. 아이들은 너무 예뻤고 내 삶의 전부였다. 하지만 아픈 아이가 있을 때 걱정하고 잘 대해주기는 했지만, 내 마음이 많이 아프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결혼을 했다. 큰 아이를 출산할 때 아기의 호흡이 불안하다는 소리에 갑자기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심한 진통 끝에 이어진 수술이 내 몸을 많이 상하게 만들었는지 난 그 이후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 늘 기력이 없고 쉽게 지치는 약골이 되었던 것이다. 툭하면 입원을 했고, 자주 병가를 냈다.
내가 자주 아픈 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아픈 사람들이 보였다. 특히 아픈 아이들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무조건 내게 1순위였고, 반 아이들 전체가 그 아이를 잘 돌보도록 진심으로 부탁하곤 했다. 그래서 아픈 아이들과 아이의 엄마들은 늘 내게 격하게 감동하고 고마워했다.
그런 체험을 하면서, 내게 다가온 고통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세상에 의미 없이 발생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글귀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 이후 내가 만나는 인연과 일에 대한 소중함이 점점 커져갔다 하루가 감사하고, 살아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