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by 채수아

오래전 한 학부형이 갑자기 찾아와 눈물을 떨구며 말했다.


"선생님, 제 아이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아이를 잘못 키워서 해마다 선생님들을 괴롭히고 사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 엄마의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결혼 후 오랫동안 아기가 생기기 않아 마음고생이 엄청 심했단다. 그러다가 아기가 태어났으니 양가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자기 부부도 그 이쁨을 어찌할 수가 없어 금지옥엽으로 키웠다고 한다. 어릴 때는 아무런 생각을 못 하다가 학교에 다니고부터 아이의 상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아이 친구들의 부모들에게 항의를 자주 받았고, 담임 선생님에게 상담 호출 전화를 받기도 했단다. 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당시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아이였으니까, 눈만 뜨면 사고 칠 생각만 하는 아이 같았으니까.


아이의 엄마가 돌아간 후 아이의 상태는 그대로인데, 내 마음이 변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말썽꾸러기를 이 방법 저 방법으로 교육을 시킨다고 애썼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엄마의 이야기와 눈물이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떠올라서 나에게 '지혜'비슷한 것이 생겨났다.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렵다 ) 아이가 갑자기 모범생으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와 선생님이 자기를 많이 염려하고 있고, 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아는 것도 같았다. 지금 어른이 되고 아빠가 되어있을 그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난 믿고 싶다. 그 아이의 엄마처럼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빠가 되어있을 거라고. 세상에는 사실을 사실로 보지 못하고, 진실을 진실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 학부형을 만났을 때는 절벽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이해'라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단어이다. 어쩌면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해하려고 다가서는 그 마음에 닫힌 마음이 열리고, 얼어있는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리라. 우리가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하듯이, 우리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다가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