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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Jan 28. 2023

틱낫한 스님의 마음 챙김

늘 마음이 복잡하고 머리가 복잡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마음치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을 많이 접했고, 명상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오랜 시집살이로 가슴속에 '화'가 쌓여가던 내게 「화 火」라는 책의 제목은 눈에 확 뜨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책을 구입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었고, 그 이후에도 틱낫한 스님의 책들을 이아 읽었다. 책을 읽으며 내 불안한 마음과 아픈 상처들이 조금씩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책으로 만난 스승으로는 틱낫한 스님 이외에도 영성 작가인 웨인 다이어와 루이스 L. 헤이,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님, 조엘 오스틴 목사님, 박목월 시인님, 김상운 작가님 등 많은 분이 계시다. 그분들은 내게 '스스로를 사랑하고, 감사하라'고 가르치며 나의 상처를 꿰매주고, 어루만져 주셨다.


틱낫한 스님은 뇌출혈로 투병하다 지난해 1월 22일, 베트남 뚜 히에우 사원에서 향년 95세로 열반에 드셨다.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이자 평화운동가였던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에 종전을 촉구하는 평화운동을 벌이다 추방되었고, 프랑스에 세운 <플럼빌리지>를 중심으로 '마음 챙김'(mindfulness) 명상을 전하며 많은 이들을 선불교와 명상의 세계로 초대했다.


반전 평화운동으로 모국 입국 길이 막히며 프랑스 등 해외에서 39년간 머물렀던 스님은, 2018년 베트남으로 이주해 여생을 보내고 계셨다. 한국에는 1995년과 2003년, 2013년 등 세 차례 방문해 불자들에게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강연에 나선 바 있고,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 많이 올라와 있다.


요즘은 틱낫한 스님 추모 영상을 유튜브로 매일 보고 있는데, '걷는 순간에 내 발과 지구가 입맞춤하는 것을 느끼라'는 것과, [STOP & HEAL]과 [HEAR & NOW]가 키워드였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깨달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생각 많은 병'을 벗어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오래전에 억울함의 정도가 너무 커서 밤을 꼬박 새운 적이 있다. 밤새 생각의 파도 속에 나를 방치한 사이, 내 안에 평화는 1도 없었다. 가슴에 쌓이는 그런 '화'는 몸 안에 독소가 되어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다. 그래서 내가 많이 아프며 산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하지 않은가!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내 인생이고 내 책임이다. 어떤 상처가 있든, 어떤 아픔이 있든 상대방을 원망하는 것으로는 전혀 치유가 되지 않는다. 그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어야, 내 삶의 운전대를 내가 잡고 있어야만 '평화'라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자기와 맞는 방법을 찾아내 끊임없이 정진할 때 자주 평화 안에 머무르리라. 걷기를 통해서 건, 명상을 통해서 건, 음악을 통해서 건, 글을 통해서 건, 내 삶을 맑히고 밝힐 수 있는 건 오로지 '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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