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내게 '그레이트'라고 했다

by 채수아

지난 주말에 남편과 TV를 보는데

'스마트'라는 단어가 나왔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남편에게


"스마트, 하면 우리 여보지!"

라고 말했다.


이 남자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연애시절부터 생각했었는데

말로 표현한 건 처음이었나 보다


그 표현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남편이 웃었다


"그럼 나는?"

이라고 묻자


남편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레이트!"라고 말했다


너무 놀라 몇 초간

가만히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과한 표현이 아닌가!


이 남자와 결혼만 안 했으면

내가 모진 시집살이를 안 했을 텐데


이 남자와 결혼만 안 했으면

내가 일찍부터 아프지 않고 살았을 텐데


스스로 그렇게

당연하다 생각한 적이 많았다


부부 싸움을 할 때 가끔

이 말이 툭, 하고 튀어나오기도 했다


이 남자

얼마나 속상했을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시어머님이

어느새 내 사랑이 되었고

하늘나라로 떠나신 후에는

나의 진한 그리움이 되었다


참으로 평범하지 않았던

30년 세월이었다


아플까 봐

속상할까 봐


말도 조심하고

더 먹이려 애쓰고


몸도 챙겨주고

마음도 챙겨주는


우리는 어느새

조금씩 익어가는 중년부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