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머님이 입원하고 계신 병원의 담당 선생님이 어머님 상태를 가장 처음 본 분이시다. 지난가을 6개월 정도 사실 것 같다고 하셨지만, 우리 어머니는 6개월이 지난 지금 내가 보기에 한참을 더 사실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이 이제는 '봄에서 여름 사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어제는 혈액 주사를 두 팩 맞으셨고, 화요일 입원하실 당시의 퉁퉁 부었던 발등은 간암이 악화된 증세라고, 그렇게 물이 차오르는 게 '복수'로 가면 매우 위험해지는 거라고 아주버님을 통해 전해 들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나 보다, 어머님과의 이별이. 햇살 좋은 봄이 오면 어머님 고향인 무창포에 다녀오자고, 몸무게를 40킬로까지 늘리시라고, 그러니 조금씩 자주 드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었다. 어머님은 알았다고, 꼭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후회되는 일이 있다. 작년 여름휴가 때 어머님을 모시고 같이 여행을 떠났어야 했는데, 다른 때는 잘 모시고 다니다가, 친정엄마가 척추골절로 입원하시면서 두 달을 병간호(형제들과 당번제로) 하여 지친 내 몸을 온전히 쉬고 싶은 마음에 난 어머님을 모시고 가지 않았다. 가서도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님 댁으로 가서 어머님과 함께 맛있는 외식을 했었다. 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시니 난 그 일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내 몸이 조금 피곤하더라도 모시고 갈 걸...
어제는 내가 이틀 연속 링거주사를 맞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았던 터라 어머님 병실로 전화만 드렸다.
"니가 아프니까 내 맘이 너무 안 좋아. 난 간병인도 있고 병원에서 편하게 잘 있으니 니 몸만 신경 써라. 전화 오래 하는 것도 힘들어. 그만 끊고 쉬어라. 고맙다."
어머님 목소리에 약간의 눈물이 배어 있었다. 난 전화를 끊고 마음이 아파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이 좋은 어머님이 우리들 곁에 오래 계셔야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 어쩜 좋아... 어머님이 안 계신 세상에서, 전화를 끊을 때마다 하셨던 "고맙다"라는 그 단어는 나를 얼마나 많이 울릴까! 그 따뜻한 세 글자 '고. 마. 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