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제관념
편의점에 가면 가격표는 전혀 신경 안 쓰고 필요한 물건만 집어서 계산하고 나오기 급급했다.
특히 출근 시간에는 할인 멤버십을 꺼내 챙기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은 순간들.
솔직히 꺼내기 귀찮기도 했고, 다소간의 할인이 나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기도 했다.
그래서 언젠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편의점 음료 냉장고 앞에서
"야! 이거 가격 올랐어!! 전에는 xxxx원이었는데!"
같은 말을 할 때 너무나도 신선했었다.
'내가 편의점에서 금액을 신경 쓴 게 언제더라?'
얼마 전 빵 체인점에서 계산을 할 때였다.
할인되는 카드 있냐는 직원의 말에 핸드폰 바코드를 보여주고, 계산하고 난 뒤 영수증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영수증에 할인된 내역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직원분께 적용된 건지 물어보니, 안되었다며 취소하고 다시 결제를 했다.
그렇게 할인받은 금액은 100원.
이 금액이 왜 이렇게나 뿌듯한지.
100원의 뿌듯함에는
직장인 시절에는 생각도 안 하던 할인 카드와, 영수증 재확인이라는 나의 새로운 행동이 있었다.
(직장인 시절에는 영수증보다는 보통 문자로 전체적인 금액을 확인했었다)
커피 한 잔을 사 마실 때도, 가성비를 따지기도 하고
물건을 살 때도 예전이라면 '시발 비용'이랍시고 무턱대고 샀을 텐데
이제는 하루, 이틀 생각해 보고 그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좀 더 좋은 가격으로 사는
'검토'의 시간이 생겼다.
매일이 새롭지는 않지만
조금씩 생겨나는 변화가 즐거운 무소속의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