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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Aug 03. 2024

모성연애 1

<여자 1편> 챙겨주고 싶은 남자



“엄마가, 이제 대출금 나보고 갚으래. 작년엔 대출금 갚는 거 도와주신다고 했었는데-. “


너의 어머니 이야기를, 아니 어찌 보면 너의 이야기인가? 널 위한 대출금을 갚아주신다 하였다던 너의 어머니 뜻이 바뀌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매번 그래. 매번. 나만 내놓은 자식이야.”





그냥, 내가 그렇게나 마냥 너를 모르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착하고 밝다.


매번 너는 세밀하게 내 표정을 들여다보며 내 감정을 파악한다. 아니, 파악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안 좋아 보이면 강아지처럼 불안해하며 애써 꼬리를 흔들며 기분이 나아지라고 애교 부린다.



내겐 너뿐이라고, 속삭이며 안아주는 너에게 조용히 안겨있다. 이런 사랑이 부담스럽다가도, 내가 너를 감당할 수 있을까.



“사랑해.”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너를 아직 사랑하지 않아서? 글쎄,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다.


근데 사실, 우리가 뭐 그렇게 대단하게 서로 알고 지내왔다고 이런 말을 벌써 해? 순간의 분위기에 휩쓸려 이걸 사랑이라고 느끼는 게 아닐까.

네가 무슨 답을 원하는지 나, 잘 알지만. 네가 진심이 아닐 것 같아서, 나중에 지금 그 말이 진심이 아니었던 걸 알게 되면 상처받을 것 같아서, 나는 진심이 아닌 말은 내뱉지 않기로 한다.

이건 네가 지금은 조금은 상처받을 지라도.



그렇게 나의 “사랑할 거야.”는 머지않아 “사랑해.”가 되겠지.







“어렸을 때 아빠는 나를 너무 귀찮아했어. 제대로 먹이지도 않아서 어렸을 적부터 혼자 요리를 할 줄 알았고, 씻는 법도 제대로 모르고 커서 학교에선 왕따 당하고 무시당했었어.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따라다니고 징징거리기도 해 봤는데 아버지는 도박에 미쳐서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커서야 그게 보여서, 진짜로 상처더라고. “

너. 진짜로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나 착하게 컸구나. 대단하네.



공원의 밤, 초가을. 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네가 알고 싶어. 너를 알려줘, 이미 너의 모든 것을 알게 된 내가 당당하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게.



“근데 어쩌겠어. 이겨내야지.”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가로등 빛에 그리워진 너의 그림자엔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는다. 별 일 아닌 듯한, 무덤덤히 이야기하는 그 목소리.

이제야 그 상처를 감당하며 슬퍼하기에는, 잘 살 거다라고 다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흘러버렸다. 너는 이미 극복해 버린 과거인 것 같았다.


너는 그저 이미 한참 전에 깨달은 걸 내게 말해줄 뿐이다.

측은지심인지, 응원하는 감정인지는 오롯이 나만이 감당해야 한다.

요동치는 마음을 부여잡는다. 너의 이야기 때문에 우리의 관계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나 홀로 다짐하고 되뇐다.



고개를 살짝 떨구고 조용히 감정을 숨긴 채 붙잡은 손을 고쳐 잡는다.


네가 여태껏 못 받은 사랑을 내가 채워주진 못하더라도 앞으로 그런 감정은 느끼지 못하도록 해줄게. 옆에서 많이 도와줄게.


이건 측은지심이 아니야. 응원이야.


너의 과거가 그 누구에게도 무기가 되지 않기를.

너의 과거로 인해 내가 나도 모르게 너를 안타까워하며 모든 걸 베풀고 챙겨주지 않기를, 혹은 너를 만만한 상대로 생각하지 않기를.


눈을 질끈 감으며 고생했네, 짧게 내뱉으며 그를 소중히 안아주었다.


이렇게 고생한 너가.

안쓰럽고 애틋하다.

어쩌다가 부모님에게 그렇게 데이고 상처받아 타성에 젖어 모든 게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해도 모자란데, 세상 물정 모르고 내 기분을 살펴 주는 네가.

애틋하다 못해 사랑스럽다. 아니, 사랑해주어야지.




”자고 가도 돼? “ 나지막이 묻는다.

너는 활짝 웃는다.


“당연한 걸 왜 물어, 매일 자고 가도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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