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선이 바뀌니,
삶이 달라졌다.

반포 34평 리모델링 이야기

by 오륜록


이 집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우리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계획적이지 않은 계획’으로 돌아가는지를 느꼈다.



“자주 까먹어요. 지갑, 차 키, 장갑…
현관문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는 일이 너무 자주 있었어요.”


그래서 이 집의 인테리어는 단순한 ‘예쁜 리모델링’이 아니라
'잊지 않게 해주는 공간', ‘불필요한 동선을 줄여주는 구조’,
그리고 ‘생활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디테일’에서 시작되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왼쪽 벽에 작고 단정한 오픈 수납장이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하루의 시작을 매끄럽게 해주는 장치다.


그 옆에는 부드럽게 공간을 구분해주는 한지 느낌의 슬라이딩 중문이
집 안과 바깥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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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복도를 지나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다.
거실과 주방이 동시에 펼쳐지는 구조는
“광장 같은 느낌”이라고 집주인은 말한다.


출근 후 다시 돌아왔을 때, 현관에서 느껴지는 70%의 안도감이
이 넓은 시야 앞에서는 90%까지 올라간다.


“그냥, 마음이 내려앉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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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는 TV가 없다.

이 대신 가족과 친구들이 앉을 수 있는 1인용 의자, 소파, 그리고 창가 쪽 작은 테이블이 있다.

"TV 없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집주인은 웃으며 말한다.



“TV보다 사람이 더 재밌잖아요.”



이 집에서는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해외에 오래 거주했던 경험이 있는 부부는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친구들이 자주 놀러오는 집을 꿈꿨다.


그래서 이 공간은 머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야 했고,
자연스러운 동선 위에 소소한 대화들이 쌓일 수 있도록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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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조금 특별하게 구성했다.
메인 주방 뒤쪽으로 간살 중문이 있는데,

그 문 너머엔 또 하나의 작은 주방이 숨어 있다.


자주 쓰는 조미료, 소형 가전, 재활용 봉투까지.
숨기고 싶은 모든 것이 이 안쪽으로 들어간다.


“평소엔 너무 깨끗해서 뭐 먹고 사는지 모르겠단 소리도 들어요.
근데 양개형 간살중문만 열면, 우리가 사는 흔적이 다 있어요. 그게 좋아요.”



이런 구조 덕분에 항상 ‘깨끗한 주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생활이 그대로 살아 있는 주방’이다.


냉장고조차 중문 뒤에 숨겨져 있어 손님이 와도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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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드레스룸–파우더룸–안방–욕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다.


예전에는 ‘방마다 기능이 따로’였다면,
지금은 하나의 흐름 안에 여러 기능이 녹아들어 있다.


세탁기를 파우더룸에 넣고,
거기서 바로 옷을 접어 드레스룸으로 옮기고,
파우더룸에서 화장을 마치고 안방으로 들어가거나,
반대로 안방에서 나와 욕실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 작은 평수에서 이런 순환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해요.
세탁 후 옷 넣는 시간만 줄어도 하루가 달라요.”


이 집에서 ‘동선’은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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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그저 예쁜 집이 아니다.
이 집은 쌓여가는 루틴과 우연한 대화, 반복되는 귀가와 손님맞이까지
‘삶이 그대로 담긴 구조’를 가졌다.


작지만 단단한 이 집에서,
이들은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리듬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인테리어'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될 풍경을 만들어준다.



좋은 집은 예쁘기만 한 집이 아니라,

당신의 생활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집이다.





[출처 : 릴스퀘어 blog - no.399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

https://blog.naver.com/lilsquare/22391347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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