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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vs 의약품

by 샤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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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1. 후코이단

2. 현미

3. 나토키나아제

4. 홍삼


1,2,3,4 모두 정답이다.


다음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효과 있는 것부터 순서대로 나열한다면?


1. 후코이단

2. 현미

3. 나토키나아제

4. 홍삼


답은 모른다 이다.


일단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구는 식약처에서 인정한 기능성 내용 6. 신체방어 및 면역계 (21) 면역 35. 면역기능증진(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에 해당한다. 또한 그 효용은 면역조직 무게, 면역세포 수, 면역세포활성정도, 사이토카인 양 등의 측정으로 확인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는 선택적이기 때문에 기능성의 측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가령 후코이단이 A라는 지표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면 나토키나아제는 B라는 지표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는 것. 이런 느낌이다. 이 상황에선 어떤 것이 면역력에 더 효과적인지 확인할 수 없다.


한편 면역력이라는 것도 의학적으로 정확히 정의 내리긴 어렵다. 심지어 의학용어도 아니다. 하지만 면역에 관여하는 물질의 양적, 질적 확장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확인하여 면역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기능성의 인정'에는 동물이나 인체시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약품의 범주에 들지도 않는다. 의약품이 되려면 임상시험결과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 범주에 속할 뿐 의약품이 아니다.


한 번은 당뇨로 당뇨약을 복용하시는 환자분이 나에게 물으셨다. 바나나잎 추출물이 당뇨에 좋다는데 약 대신 먹어도 되는지. 이미 일주일째 약을 끊고 바나나잎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을 드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흔한 부작용인 설사도 없어지고 너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조금 불안하셨는지 확답을 듣고 싶어 하신 모양이었다. 나는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 그러더니 당뇨약도 혈당을 내리고 바나나잎 추출물도 혈당을 내리는데 왜 안되냐고 물으셨다. 나는 대답했다. 당뇨약이 호랑이라면 바나나잎 추출물은 고양이라고.


사실 저 비유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호랑이의 그림자가 더 어울리려나.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에 버금가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구체적으로, 정밀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 의약품으로 대체될 수 없다. 하지만 대중매체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다.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약이랑 모양도 비슷하니까.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찾아가 물어보도록 하자. 아마 대부분 답은 비슷할 것이다. 약은 약이고 식품은 식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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