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같은 팀 직장 동료 다섯 명이 있다고 하자. 그중 두 명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나도 곧 죽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섬뜩한 상황이 14세기 유럽에서 일어났다.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사람들은 신의 진노로 죽음의 화살이 지상으로 쏟아지며, 그것을 맞으면 죽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피부에 나타나는 반점이 화살모양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이를 극복하려고 했을까?
가톨릭 성인으로 추앙받던 성 세바스티아누스는 핍박받는 기독교신자를 구해주려다가 화살형을 당하게 되는데 아홉 발의 화살이 모조리 급소를 빗나가 살 수 있었다.(하지만 끝내 몽둥이에 맞아 사망했다.) 신의 가호 덕분이라 생각한 사람들은 세바스티아누스를 죽음의 화살을 피하게 해 줄 페스트 수호성인으로 받들기 시작했다. 상징의 의미가 아닌 진심으로.
2.
Chat GPT가 언론에 전면 부상하였을 때 가상화폐시장이 크게 들썩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Chat GPT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엄청난 정보를 바탕으로 형성된다.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어진다. 정보의 안정성,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블록체인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Chat GPT와 가상화폐는 그 궤가 동일하다. (다른 시나리오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가상화폐시장에 투자했다.
3. AI가 인간을 정말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특히 최근 AI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대체될 것이라는 의견이 더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결코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따금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따금이 아닐 수도 있다.)
4. 어제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돌아와서 뒹굴댔다. 그리고 밥 먹고 먹는 케이크는 혈당이 덜 뛰니 냅다 케이크를 먹었다. 한숨 푹 자고 앗 저녁에 뭐 먹으면 안 되는데 밤에 배고플 수도 있으니 샐러드를 먹자 라며 집에 있는 채소를 긁어 양푼 한가득 샐러드를 먹었다. 그것도 배부르게. 참고로 나는 다이어트 중이다.
궤변일지라도 체계 안에서는 논리적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체계를 이루는 생각들이 이성적이지 않다면 그 안에서 아무리 논리로 무장하더라도 밖에서 보면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엥? 그런 방식으로 페스트를 피할 수 있어? 그런 이유로 비트코인이 오를리가 없잖아? 그냥 안먹는게 낫지 않아? 그렇게 해서 살이 빠진다고? 하지만 다들 믿음으로 자신이 속한 체계를 확신한다. 안타깝게도 어떠한 체계도 완전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논리적일 수는 있어도 이성적이진 않다. 그래서 바보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