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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쥬비넥스가 왜 피부에?

by 샤토디

바야흐로 약국 피부템의 전성시대다. 유명 유튜버가 이거 좋다라고 언급하는 순간 약국가에서는 순식간에 동이 나버린다. 한 때는 비판텐이 잘 나갔다가 마데카솔 겔이 잘 나갔다가 멜라토닝크림이 잘 나갔다가. 잠깐 한국에 들른 외국인들도 여행가이드에 꼭 사라고 적혀 있는지 무슨 성분이고 어떤 약인지도 알지 못한 채 일단 약 주세요 라며 서툰 한국말을 건넨다.


다른 제품들은 반짝 유행을 타다가 조금 사그라들며 인기가 줄어들고 있는데, 고가임에도 꾸준히 인기가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리쥬비넥스다.


리쥬비넥스 한통(10g)에는 약 8mg의 PDRN(Polydeoxyribonucleotide Sodium)이 들어있다. 이 PDRN은 50~1500 kDa 범위의 저분자 DNA 조각으로, 연어 정소에서 유래한 물질이다.


연어정소.jpeg


사람에게도 DNA가 있고 강아지에게도 DNA가 있고 초파리에게도 DNA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박테리아에도 DNA가 있다. 무튼 모든 생물에겐 DNA가 있으며 심지어 특정 바이러스도 DNA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도처에 널린 것이 DNA이 인데 왜 연어의, 그것도 정소의 DNA를 추출물질로 하였을까?


일단 우리 몸은 외부 DNA가 들어오면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유전자가 가까울수록 면역 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연어 DNA는 포유류 DNA와 유전자가 비교적 유사하여 면역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정소는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순수한 고분자 DNA만을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 오염도 적고 정제도 용이하다. 또한 연어 DNA는 저온에서도 안정적이라 연고나 크림 등의 제품에 배합하여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대량 양식이 가능한 어종이기에 경제성도 좋다. 만약 돼지 정소의 DNA를 사용한다고 하면 되지 한 마리로는 연고를 한통도 생산할 수 없다. 그래서 연어 정소 DNA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PDRN이 어떻게 피부에 좋은 것인가?


Nucleoside vs Nucleotide.png

PDRN은 뉴클레오티드(Nucleotide)의 중합체이다. PDRN은 우리 몸으로 들어가게 되면 DNAse라는 효소에 의해 뉴클레오티드 블록으로 분해된다. 뉴클레오티드 블록의 인산기(Phosphate)가 떨어져 나가면 뉴클레오시드(Nucleoside)가 되는데 이는 세포 내 DNA 합성에 직접적인 재료로 사용된다. 이는 손상된 세포에서 두드러지며 새롭게 유입된 재료를 통해 세포 증식이 촉진된다. 특히 상처 부위의 섬유아세포(Fibroblast), 각질세포(Keratinocyte)등이 빠르게 분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PDRN은 A2A 아데노신 수용체(Adenosine A2A receptor)를 부분적으로 활성화한다. A2A 아데노신 수용체는 혈관생성 또는 확장, 염증반응 억제, 조직 재생과 관련된 경로를 조절한다. 만약 PDRN이 A2A 아데노신 수용체와 만난다면 NO와 VEGF 등을 통해 조직의 혈류를 증가시켜 조직 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고, TNF-α나 IL-6과 같은 염증유발물질을 억제할 수 있다. 즉 피부의 세포가 다시 잘 자라나게끔 아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다.


구매 후기를 듣다 보면 효과를 정말 많이 봤다는 분도 계시고,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도 계신다. 표준화된 용법이나 용량이 없다 보니 사람들 마다 반응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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