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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 Sep 01. 2020

드디어 출판, 브런치! 고마워!!!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를 내며~

작년 11월에 시작한 브런치.

그리고, 올해 2월에 만든 브런치 북.

그것이 오늘 하나의 책이 되어 돌아왔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수업으로 보는 덕질 고찰>이라는 이름으로 쓴 글이 초록비 책공방 대표님 눈에 들었다.

대표님은 그날 하루는 내가 덕주였다, 고 표현해주셨다. 내 인스타까지 다 둘러보시고 출판을 제안하는 디엠을 보내주셨다.


그날, 대표님의 디엠을 받았던 날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한다.

토요일이었는데, 팬텀 싱어에 한참 빠져있던 때라 두 시간 가까이 팬텀 싱어 본방사수를 하고 머리가 띵해졌다. 노래를 듣는다는 건 내게는 굉장한 피로감을 준다. 아주아주 집중해서 듣고 그 느낌을 조금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빨려 들어가듯이 지켜보다가 프로그램이 다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된다.

그날은 유난히 빨리 피로감이 와서 노래를 다 듣지 못하고 잠시 쉬었다. 좋은데 그 좋은 걸 다 하지 못하니 얼마나 억울하던지. 하지만 좋은 건 좋은 거라 약간 흥분한 상태여서 다 끝난 후에도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

이제 그만 씻고 자자~ 남편과 티브이를 끄고 화장실에 갔다가 디엠을 본 것이다.

으악아각한하하가각ㄱㄱㄱㄱ!!! 괴성을 질렀다. 남편이 화장실 밖에서 무슨 일이야? 하고 놀라 물었다. 아냐 아냐,라고 안심을 시키고 뛰쳐나왔다.

이거 봐 이거 봐, 나, 나, 이거, 우와!~~~~



남편은 내가 내미는 디엠을 꼼꼼히 읽었다. 혹시 이 여자가 어디서 혹세무민 하는 인간들한테 걸려드는 건 아닌가 싶어서 우려가 많다.

핸드폰을 되돌려주며 잘됐네, 하며 씩 웃었다.

당장 답장을 보내고, 다시 길길이 뛰고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ㅠㅠㅠㅠ

 

그림과 글을 그리고 쓰면서 뭐라도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이제 그만하고 노후를 준비하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남편은 유통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내가 도와주어야 할 수 있는 일이고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건 잘 알지만 나는 돈 계산이라면 꽝이라 그건 안 하고 싶었다. 하룻밤 고민 끝에 차라리 알바를 하겠다고 했다. 남편은 누가 당신을 써주냐,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나도 생각이 있었다.

바로 한살림 매장 활동가. 그거라면 그동안 한살림 활동을 한 경험이 있으니 가능할 것 같았다. 시간도 5시간이니까 크게 무리가 될 것 같지 않았고. 어쩌면 익숙해진 다음에는 다시 글과 그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바로 원서를 냈다. 다행히 자리가 한 곳 있었고 면접을 봤다.

약간 두렵기도 했지만 몸으로 일하는 것이 좋았다. 그동안 머리만 썼으니까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었고 너무 혼자만 집에서 살았으므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연락이 왔다. 내일부터 나와주세요. 며칠간의 실습기간이 있겠지만 어쨌든 합격은 합격이다.

그렇게 시작한 지 이틀. 벌써 냉방병에 기침이 시작되었다. 실습기간 동안은 5시간도 아니고 3시간만 하는 건데도 기침을 하다니. 허리 아픈 것은 좀 더 익숙해지면 낫겠지만 기침은 그렇지 않을 거 같아 걱정이었다.


바로 그 시점에 출판 제의가 온 것이다. 그래도 좀 더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남편이 반대했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라. 역시 나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렇게 시작된 출판 준비과정.

대표님을 만나고 출판의 방향을 듣고 계약을 하고 목차를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내 그림도 좋게 봐주셔서 책에 그림을 그려보라고 제안해주셨다.

어쩌면 글보다 그림이 더 신경 쓰이던 때도 있었다.

퇴고를 하고 서너 번의 수정을 거치는 동안 조금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고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기도 했는데, 그럴때마다 대표님은 글이 좋으니까, 라며 나를 응원해주셨다. 자존감이 높지 않은 내게 딱 맞는 편집자가 아닌가.

8월 초에 대표님은 8월 말에는 나와야 해요,라고 툭 던지셨는데 나는 그냥 조금 달려보자는 의미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8월 30일 초판 인쇄를 해낸 것이다.


2000부를 찍었단다. 과연 몇 쇄까지 가능할지. 나는 조금 큰 꿈을 꾸어볼까 한다. 5쇄!!!! 이 정도만 하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자아자!!!

(이 글은  곧 성지글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50대 덕후의 철학이 궁금하지 않나요? 덕질하시는 분들은 동지의 마음으로 보시면 되고요, 덕질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인생철학을 하니까 상관없이 재미있어요~~~ come on!!!!

<요즘 덕후의 덕질로 철학하기>


그리고 브런치!!!!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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