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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 Feb 12. 2023

흰 바지


당구대 위

큐대가 앞뒤로 움직이는  

카메라의 시선을 거슬러

허리를 굽히며 드러나는 엉덩이도 아니고


순백의 흰 바지

깨끗한 흰 옷에서

멈추어 마음 졸이며

오늘이 그날이 아니길


쓸데없는 걱정,

핀잔을 주지만

너는 좋겠다

해본 적 없는 걱정

몰라도 되는 불안

필요 없는 울화  

 

큐대의 그녀 말고도

교실의 그녀부터

일터의 그녀까지

하얀 유니폼이라는 무신경

너희를 어쩌나

매일 그날이 아닐 수 없는데


폐경한 지 10년

이제 그것 없는

늙은 여자가

아직도 흰 바지의 안위를

그날이 무사하기를

그런 것도 타고나기를


대신 불평하고

대신 조마조마하고

대신 염려만이라도

대신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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