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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 Dec 28. 2022

어쩌면 시


숨을 잔뜩 들이마시고 어깨 펴고 살았지

단단했고 탄탄했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갔어

주어진 내 길을 힘껏 달려갔지

함부로 방향을 바꾸지 않았어     

빠르게 움직였어

많은 사람들이 같이 했거든

숨죽이는 격정의 순간도 있었고

하늘 높이 폭죽처럼 솟아오르기도 했어     

모두의 숨소리로 가득 채운 

텅 빈 공간  

내어주고 받아서 

가볍게 날아올라     

기쁨과 함성이 나를 어루만져

팡팡 두들겨대던

손길마다 충분,


살이 터지고 날긋해져도 

익숙해진 감촉이었어      

뉘엿해진 해를 따라 조금씩, 

그 자리에 머무르는 시간을 지나 

허릿살 주름에 

허술해진 손을 얹고

그마저 탄성을 잃었지

낡은 어둠 속에 얼굴을 묻고서  

   

괜찮아

그저 긴 숨을 내뱉었을 뿐이야

푹신해졌잖아

그림자가 길게 포물선을 그리면 

사그라든 만물의 뒷이야기가 시작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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