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서리가 낀 들판이 노랗게 물들었다
그림이 된 한 문장
"하얀 서리가 낀 들판이 노랗게 물들었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새벽녘 길을 나서면 발에서 서걱서걱 소리가 나도록 서리가 가득했다.
토마토 농장을 하던 시절이었다.
하우스 문을 열려고 손을 대면 쇠에 손이 쩍 달라붙는데, 시린 손끝으로 짜릿하게 쇠냄새가 묻어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들은 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린다는데 나는 그 서릿발 내린 손잡이로 정신을 붙들어매곤 했다.
농사를 짓지 않게 되면서 더이상 서리 내린 아침에 길을 나서지 않고 산다.
남들에 기대어 글에 기대어 그림에 기대어 산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다시 무엇으로 청명한 정신을 붙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