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군상이 천태만상이라는 걸 나는 대안학교에서 온몸으로 배웠다. 각자의 대안을 찾아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의 성격을 주장하는 이들을 보며 인간은 소통되지 않는다, 자기 멋대로 이해했다고 오해할 뿐이다, 라고 일찌감치 깨달았다.
한동안 그 경험은 부정적으로 작용했는데 어느날부터 그래서 인간이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다른 데도 괜찮았던, 달랐지만 좋았던, 다르니까 더 신났던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어쩌면 '자연'을 통해서.
반짝이는 별들이 멀리서 보면 비슷해보이지만 사실은 그 크기와 모양 등이 비슷하지 않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 그럼에도 그 반짝이는 것들을 '별'이라는 이름으로 통칭하며 부르고, 모든 별을 푸르다고도 하고 환하다고도 하고 장엄하다고도 하며 경탄한다.
꽃도 마찬가지다. 아직 찬바람이 가시기도 전에 피는 것들을 봄꽃이라 부르며 언제 꽃이 필지 손꼽아 기다리고 반긴다. 하지만 똑같은 꽃이어도 똑같은 나무에서도 어떤 것은 활짝 피고 어떤 것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하고 또 어떤 것은 아직 기색이 없기도 하는데 다같은 봄꽃이라 부르며 각각의 속도대로, 각각의 모양대로, 각각의 조건대로 피어나기를 마냥 기다려준다. 마냥 봄꽃이라 좋아한다.
하긴 봄에 피는 꽃들이 한번에 피고 한번에 지면 얼마나 아쉬울 것인가. 그럼 언제가 진짜 봄이라고 할 것인가. 서둘러 피는 꽃들은 서둘러주어 고맙고 늦은 꽃들은 늦게까지 볼 수 있어 기쁘지 않은가. 우리도 그렇게 제각각 다르게 반짝이고 다르게 피고 제갈길을 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