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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뷴 Jun 15. 2024

세상 가장 똑똑한 이들이 듣는 팟캐스트 Acquired

제목은 내 이야기가 아니다. 독자를 한 명이라도 더 현혹하려는 꼼수가 아님을 먼저 밝힌다.


The Smartest People in the Room Are All Listening to the Same Podcast
How did Acquired become the business world’s favorite show?


WSJ(월 스트리트 저널)의 5월 10일 자 기사 제목이다.


그렇다. "Acquired"라는 팟 캐스트가 있다.


팟캐스트의 뜻부터 알아보고 가자.


acquire:

  

동사          

1 (노력·능력으로) 습득하다 [얻다] She has acquired a good knowledge of English. 그녀는 훌륭한 영어 지식을 습득했다.                        


2 (사거나 받아서) 획득하다 [취득하다] The company has just acquired new premises. 그 회사가 최근에 새 부지와 건물을 취득했다.                        

(이상 네이버 영어사전)


Acquired는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기업에 대하여 지금껏 다뤄왔다. 코스트코, 스타벅스, 엔비디아, 버크셔 해서웨이, 에르메스, 마이크로소프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심지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까지.


사전에 나와있는 2번 설명을 보고 기업 인수에 대한 이야기가 주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나는 오히려 사전의 1번에 더 가깝다고 본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의 "서사"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청취자는 그 서사를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는 것 아닐까?


매 에피소드마다 한 기업만 판다. 한 달에 한 번씩 3-4 시간 분량의 에피소드를 올린다. 엔비디아 편은 7시간이었다. 장편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무슨 팟캐스트가 그렇게 길 수 있는지 의아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스타벅스 편은 분량이 3시간 15분이다. 희한하게도 재미있다.


공개적으로 Acquired의 애청자라고 밝힌 유명인은 2명이 있다. 스포티파이의 CEO인 다니엘 에크와 애플의 수석 부사장인 에디 큐다. 에디 큐는 주로 출퇴근 중에 듣는데, Acquired의 에피소드를 듣다가 너무 몰입해서 차고에 도착한 후에도 차에서 내려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한 번 듣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라고 그는 말한다.


Acquired는 청취자 중 40%가 C-레벨(CEO, CFO, COO) 또는 VP(부사장)급 임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는 60% 중 하나네...)


벤 길버트와 데이비드 로젠탈 두 남자가 진행한다.

이들의 팟캐스트가 차별화되는 점은 세 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깊이, 진지함 그리고 명료한 설명이다.


생각해 보자. 한 달에 한 개의 에피소드다. 1년에 고작 12개가 올라오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는 만큼 깊이 있게 기업을 분석한다. 진행자 둘은 진지충이다. 시시껄렁한 농담은 아예 없다. 오로지 기업 이야기만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설명이다. 이들의 진행은 유난히 듣기 편하다. 그리고 이해가 잘 된다. 벼리고 또 벼리는 것은 당연지사고, 목소리와 발음이 유난히 좋다. 녹음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확연히 다가온다. 애플의 팟캐스트로 들으면 스크립트도 동시에 볼 수 있다. 잘 안 들렸거나 내용이 궁금하면 바로 찾아볼 수도 있다.


Acquired의 첫 에피소드는 2015년의 픽사 편이었다. 대부분의 새로운 팟캐스트처럼, 처음에는 청취자가 없었다. 첫 번째 쇼는 37분짜리였고, 6개월 동안 몇 백 번 다운로드되었다. 현재는? 에피소드들은 평균 50만 번 이상 다운로드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거대기업의 시작 역시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그 기업이 현재와 같은 초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논픽션 베스트셀러다. 오늘 들었던 스타벅스 편에는 전설의 하워드 슐츠가 직접 나와서 두 진행자와 흥미롭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Acquired의 주요 에피소드를 정리해서 소개해 볼까 싶기도 하다. 아, 유튜브에도 있다.


언젠가는 삼성을 다루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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