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 휴… 지….
쌀쌀한 날씨 덕에 침대에 폭 파묻혀 각자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던 큰 딸과 나.
화장실에서 울려 퍼지는 애절한(?) 도움의 요청
나는 큰 딸이 가기를 바라며 못 들은 척하고, 큰 딸은 내가 가기를 바라며 서로 눈치게임을 하고 있었다.
세네 번의 외침 끝에 갑자기 둘째 딸이 누구랑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에요!!!!?”
“아무 일도 아니에요. “

나는 순간 이게 뭔 소린가 싶어서 화장실로 가 보았다.
“둘째야 이게 뭔 소리야?”
너 지금 누구랑 말해?
언니가 화장지 안 갖다 줬어? “
“…. 으응…
어떤 아저씨랑 말했어. “
우선 화장실에 화장지부터 밀어 넣어주고 화장실에서 나온 둘째한테 물어보니
아파트 이웃 주민 중 누군가가 둘째의 다급한 소리에 무슨 일인가 싶어, 도움이 필요한가 싶어서 대답을 해 준 것이다.
둘째는 창피하다고 툴툴거렸지만, 첫째랑 나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근데 웃다 보니 이 상황이 참 감사했다.
둘째에게 말했다
“그 이웃은 너한테 정말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물어봐 준거잖아. 진짜 고맙다.
너가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생각했거나, 테라스에 갇혀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몰라. “
평화로운 이웃의 휴일 오후 평화를 깬 일은 참 미안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이웃이 있다는 일이 어찌나 감사한지!!
만약 정말 우리 애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도움을 구하는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가볍게 지나가지 않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주는 이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웃의 외침에 외면하지 않는 우리의 친절한 이웃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