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행운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좋은 기운이 나에게 다 왔으면 좋겠다.
난 크리스천이다.
무늬만.
어릴 때부터 엄마 손에 이끌리어 교회를 다녔다.
엄마는 하나님 믿는다고 하면 심하게 핍박당하던 그 시절부터 친구들과 작은 산을 하나 넘으면서까지 교회를 다니셨다고 한다.
처녀 적부터 순수하게 하나님을 알고 믿었으며 지금도 그분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절대적이고 순수하다.
엄마의 일생이 결코 순탄치 않았기에,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신 거다.
왜냐하면 엄마에게 하나님이 없었다면 삶을 포기하셨을지도 아니면 자식을 포기하셨을지도 모르겠다.
힘들 때마다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하고 위로받으시며 오늘까지 살아내셨다.
난 ‘나이롱 신자’다.
교회만 다닌다.
누가 하나님을 어떻게 만났다던가 어떻게 체험했다 하는 극적인 간증을 하면 그저 신기하다.
난 하나님과 그렇게 뜨겁게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냥 물 흐르듯 40여 년을 교회만 왔다 갔다 했다.
물론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교회 가는 게 너무 싫었다.
교회를 가도 예배에 집중이 안되고, 예배 후에 식사 자리가 불편했다.
딱히 친교를 나누고 싶은 사람도 별로 없고, 그런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는 대개 겉도는 대화라 의미 없는 대화가 많다.
특히 남편은 말실수가 잦은 편이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남편이 혹시나 실수할까 봐 내가 긴장을 하곤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교회를 벌써 몇 달째 빠지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내가 다니던 교회는 정상적인 교회는 아니었던 것 같다.
‘목사님‘ = ’ 신’인 교회였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결혼 전에 그 목사님께 기도를 받아 보았다.
목사님이 헤어지라고 하면 헤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헤어지라고 했지만 안 헤어지고 결혼해서 잘 사는 커플도 내 주위에 두 커플이나 있다.
그리고 이제 대부분의 신도들이 그 교회에서 ‘탈출’했다.
우리 엄마는 그 교회에서 새 교회당을 건축할 때 ‘건축 헌금’을 남들보다 많이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마음이 상해서 그 교회에서 나오셨다.
그러고 나서는 마음이 너무 편하시다며 어떻게 그런 교회를 그렇게 오래 다니셨는지 모르겠다시며 다른 교회로 옮기시고 나서는 봉사도 훨씬 많이 하시고 재밌게 신앙생활을 하셨다.
그 목사님이 자주 하던 설교가 ‘겁주는 설교’였다.
뭘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설교가 내 머릿속에 너무 강하게 박혀있다.
사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인데..
벌주시는 하나님이 아니고 사랑을 주시는 분인데 왜 맨날 설교에서는 벌주신다는 얘기만 그렇게 하셨는지..
주일 성수를 안 해도 벌 받고, 헌금을 조금 내도 벌 받고.. 이러면 벌 받고 저러면 벌 받고..
그러다 보니 내가 요즘 교회를 몇 달째 빠져서 혹시 하나님이 나에게 벌을 내리지 않으실까 하는 유치한 생각까지 든다.
난 지금 행운이 간절히 필요하다.
제발…. 좋은 운이 나에게 오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실 이 글을 써 놓고 마음이 너무 조심스러워서 발행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며칠 전 엄마의 건강검진 결과에서 유소견이 나와서 재검사를 하셔야 했고 오늘이 그 결과가 나오는 날이라.. 그 간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불현듯 불안감이 올라오면 짜증이 함께 올라와서 감정이 요동을 쳤다.
남편이나 딸들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기도 싫고 또 그런 무서운 단어를 입에 올리기도 싫어서 알리지 않았기에 이들은 내가 왜 내가 지난 일주일 동안 예민하게 신경질적으로 구는지 이해 못 했을 것이다.
오늘 결과가 나오는 날이라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계속 한국 가족들 카톡을 확인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에 나쁜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일단 6개월 뒤 추적 검사해 보자는 내용이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