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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녜스 Feb 29. 2020

뉴스를 보면서 던진 한마디가 화근

뉴스를 보면서 던진 한마디가 화근이었다.

남편은 맥락 없는 내 말이 거슬렸는지 지난번에도 말하더니 또 한다고 핀잔을 준다.

듣는 나는 벙 쪘고, 처음부터 중국에 강하게 대처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서 한 말인데 그렇게 발끈할 일이냐고 톡 쏘아붙였다.

우리 부부는 같은 뉴스를 보면서도 종종 견해차가 있긴 했지만, 이번의 반응은 유별나다. 중국과의 관계며, 정치, 글로벌 경제까지 들먹이며 나의 생각 없음과 근시안적 사고가 어이없다는 듯 가르치려고까지 했다.

그런 남편이 거슬리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핑퐁 게임하듯 말을 치고받다 보니 머리로는 이해되나,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는 오기가 발동해서 엇박자로 나갈 수밖에.

결국 난 말주변에 눌리고, 지식이 딸려서 밀렸다.

적절한 순간에 입을 다무는 타이밍을 놓쳐서 기싸움으로 번졌지만 암튼.

언성이 높아지고 말이 빨라지기 전에 멈췄어야 했다. 딱 거기까지만.  

  

의사소통의 장애 원인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방과 서로 의미가 공유되지 않는데서 발생한다.

평행선 달리듯 자기의 생각만 내 세우다 보면 대화가 토막 나기 일쑤이다.

생각을 조금만 누그러뜨리고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면 해결될 일도, 그 온도차를 좁히지 못해서 상대방의 말이 곱게 들리지 않는다.  

유치 찬란하게 말꼬리만 잡다 보면 정작 본론은 고사하고 삼천포로 빠져서 수준 미달이 되기 십상이다.

우습게도 난 꼬투리 잡고 늘어지는데 근접된 체질인지라 말의 행간을 잘 놓치는 케이스다. 그래서 누군가가 니나 잘하세요! 하면 할 말은 없다.

어쨌거나, 상대방이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해 줄 것 같지 않을 땐 숨 고르기를 위한 일단 멈춤이 필요하다.   

  

요즘 시국이 위중한 상황이라 유독 예민해진 탓도 있었겠지만, 이쯤 되면 대화가 아니라 언쟁이 되어버린지라 분위기도 냉랭해져 신경이 곤두선다.

나이 들어가면서 사이좋게 지내지는 못할망정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소모전은 고약스럽다.

내 비위로는 못마땅해도 소란 후 귀착지는 언제나 커피 한잔. 미안해요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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