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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녜스 Mar 09. 2020

작은 외침 속에 찬란함

-두문불출을 깨고

생동과 활기가 넘쳐야 할 3월이건만 순식간에 삶의 패턴을 바꿔버린 불청객 코로나 19는 장기전이다. 참으로 예의가 없다.

최대한 불필요한 활동은 자제하고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환한 햇살의 유혹에 못 이겨 그간의 두문불출을 깨고, 완전무장으로 산행을 감행했다.

높은 산은 체력이 려서 어렵지만 집에서 가깝고 낮은 산쯤은 거뜬하다.

하루에 만보 이상 걷기를 안 하면 발바닥에 가시가 돋는다는 남편을 따라나섰다.    


못 본 사이에 봄은 기지개를 켜고 단단히 동여맨 겨울 흔적을 밀어내고 있었다.

자연의 질서는 쉼 없이 흐르는 잔잔한 물결 같다.  

그 무언가의 술렁거림은 봄의 입김이었고, 내 안의 푸근함은 설렘이었다.

잔망스러운 봄빛은 볼을 문지르며 속엣말을 건네듯 속삭인다. 움트는 새싹들의 아우성을 들어보라고.

산수유나무는 어느새 노랗게 꽃을 피우고 올망졸망 고개를 내밀었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있음을 알리는 작은 외침들이 그곳에 있었다.     


자연의 능력은 아름답고 다채롭다.

풋풋한 봄의 기운은 구김살 없는 희망이고, 미세한 움직임은 생동하는 깨침이었다. 싱그러운 햇살은 여린 마음과 지친 영혼에 활력을 주고 만물을 소생시키는 찬란함이. 돌 틈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집념과 강인함은 항상 옳았다.   

아무리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변죽을 부려도 보이지 않는 자연의 규칙은 소임을 고 있었다.  

   

세상의 이치는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다.

코로나 19로 걱정과 우려가 끝이 보이지 않은 듯해도 이 힘든 시기는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고 우리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는 이보다 더한 위기도 극복해온 저력이 있다. 그날이 많이 늦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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