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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녜스 May 31. 2020

시간의 위력은 견고해

해를 등진 구름 너머로 하루가 서둘러 간다.

어슴푸레한 풍경에 희미한 어둠이 번진다.

오늘의 하루는 어제와 다른 하루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위해 좋은 건만 기억하기로 마음을 다독인다.

돌아보면 기쁨보다 남아있는 아쉬움 마음 언저리가 시큰하다. 잡을 수 없는 시간은 유유히 흐르고 하루하루삶은 계속된다.

특출 나는 서사도, 대단한 사연도, 고달픔도 없이 어쩌 밋밋하 무던한 삶이지만 시간의 위력은 버텨온 만큼 견고해진다.

사는 게 버겁다고 징징대던 철없음도, 감당할 만큼만 주어졌던 시련의 시간도 서투른 삶의 과정이선택이었다. 부족함이 가득했던 기억마저 시간이 흐른 뒤엔 소중한 경험이 되곤 했었다.

가는 세월은 변화와 상실을 주지만 때론 나이 듦과 결이 다른 성숙함도 준다.


일상은 번잡스럽고 복잡한 것이 많이 생략되어간다.  

나의 생략은 무엇을 소홀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간편하고 간략하게 줄여간다는 것이다. 이 수법은 마치 표현하 않아도 스토리가  담긴 여백처럼 여유가 생긴.

감정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을 땐 마음을 비운다.

일일이 간섭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될 것은 과감히 제외시킨다.

 스스로 그어  획일적인 경계선을 지워버리소통하는데도 유연해진다. 

평소 마음을 여는데도 더딘 데다, 붙임성도 별로요, 친절도 인색한 편이었지만 언제부터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스펀지에 물이 스미듯 바뀌고 .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생판 모르는 처음 본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누는 걸 보면 이해불가로 여겼다면 이젠 그런 오지랖을 봐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노년의 증후는 외형만이 아니라 기질, 성품,  라이프스타일까지 서서히 변화가 찾아온다. 중요한 건 이러한 삶의 변화를 맞이하는데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노년의 시간이 길어진 만큼 활용 여하에 시간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기대처럼 인생이 그리 길지는 않다. 그래서 남은 시간의 소중함은 더 커진다.

누군가는 그랬다. 시간은 돈이라고. 그러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흘러가겠지만, 하지 않아서 오는 후회는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 늙었다는 인식을 경계해야 한다.

눈높이를 달리하고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남은 인생살아가야 한다.


요즘 트렌드로 70세 이후 노년의 재능과 행복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노년층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는데 게을리하지 말라던 이쁜 협박도 이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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