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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퓨 Apr 14. 2022

마음 한편에 열지 못하는 방이 있습니다.

저로 인해 슬퍼하는 사람들을 몰아넣고

열지도 못한 채 망설이기만 합니다.

방문을 열어 그들을 마주할 때마다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 채 주저앉는

제 모습이 그들을 더 슬프게 하는 것을

지켜보면 방의 문은

더 세차게 닫히곤 합니다.

미안한 마음에 문위를 아름다운 것

하나하나 올려두곤 하며 저를 속입니다.

생기를 잃고 지는 꽃잎에 서둘러

더욱 얹어보지만 그럴수록

무너지는 것은 쌓아둔 꽃인지

나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계속 닫고 쌓겠죠.

도망치지도 피하지도 마주하지도

멈춘 걸음만 하겠죠.

오늘도 방문을 열기 위에 문 앞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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