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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퓨 Apr 20. 2022

흔적

항상 산만했던 그는 함께 카페에 가면 손에 잡히는 물건들을 만지작 거리곤 했다. 양초며 화분이며 액자, 티슈, 티스푼 가지런히 있던 것들을 비스듬히 세워놓고 그것에 맞춰 다시 정리한다. 비스듬하지만 잘 정돈된 그것이 그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어느 날은 약속한 카페에 비스듬히 정리된 미묘한 테이블에 그가 먼저 와있었구나 하고 알기도 했었다. 그 비스듬함도 정리됨도 싫어진 날 우리는 서로 만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찾은 카페에서 비스듬하게 정리된 테이블을 찾을 때면 그날은 늦게까지 카페에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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