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산만했던 그는 함께 카페에 가면 손에 잡히는 물건들을 만지작 거리곤 했다. 양초며 화분이며 액자, 티슈, 티스푼 가지런히 있던 것들을 비스듬히 세워놓고 그것에 맞춰 다시 정리한다. 비스듬하지만 잘 정돈된 그것이 그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어느 날은 약속한 카페에 비스듬히 정리된 미묘한 테이블에 그가 먼저 와있었구나 하고 알기도 했었다. 그 비스듬함도 정리됨도 싫어진 날 우리는 서로 만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찾은 카페에서 비스듬하게 정리된 테이블을 찾을 때면 그날은 늦게까지 카페에 남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