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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M코칭랩 Dec 06. 2021

'외향형이 영업을 잘한다'는 진실일까, 편견일까?


다이엘 핑크의 <파는 것이 인간이다>를 읽다가 나의 오랜 편견을 깨트리는 대목을 발견했다.


외향형이 세일즈를 잘한다?


이 의견은 너무 명백해보이고, 관리자들도, 심지어 나와 같은 커리어 코치조차도 믿고 있었던 이 내용이 실제로는 '외향성과 세일즈 성과 사이에 통계적으로 어떤 중요한 관계도 없다' 는 것이 연구 결과라고 다니엘 핑크가 주장한 것이다. 책에 소개된 3,806명의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35건의 연구결과와 3번의 메타분석을 통해 얻어진 외향성과 세일즈간의 상관계수는 0.7. 이것은 상관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여러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위의 내용을 주장하는데, 책 뒷부분에 있는 출처까지 찾아가서 굳이 확인하지는 않았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사상가께서 어련히 잘 검증하셨을테니 말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솔직히 뒤통수를 한대 맞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나 역시 외향형이 영업에 더 적합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직업, 진로 지도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사실 외향형이 정말로 영업을 더 잘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가진 진로지도도 아니었다. 그동안 내가 보아 온 수많은 영업 관련(기술 영업 포함하여) 직업인들 중에는 생각해보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 역시도 스테레오 타입에 휘둘리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세일즈에서 가장 성과를 잘 낼 것인가?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인 아담 그랜트는 '양향적'인 사람, 즉 극도로 외향적이지도 심하게 내향적이지도 않은 사람들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심지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실적이 가장 좋은 사람들의 사교성이 평균보다 낮았으며, 가장 사교적인 세일즈맨은 오히려 종종 가장 성과가 낮기도 했다는 것이다.


다니엘 핑크 <파는 것이 인간이다, p121>
다니엘 핑크 <파는 것이 인간이다, p122>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향형들의 사교성이 실제로는 세일즈 성과와 별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는 '나는 내향형이어서 영업은 못해', '나는 외향형이어서 영업을 잘할거야' 라는 생각이 실은 근거 없는 것이며 관리자나 회사도 그런 개인의 성격으로 영업 성과를 추정하고 구인을 하고, 합격을 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세일즈맨에게 가장 부정적인 것은 적극성과 열의가 지나쳐 고객에게 너무 자주 연락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말이 너무 많고 상대에게 귀를 귀울이지 않아서,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주장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의 균형을 맞추지 못해 사람들을 도망가게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양향적인 사람인가? 테스트 => www.danpink.com/assessment

다니엘 핑크 홈페이지인데 5분에서 10분정도면 간단하게 테스트 가능하다.

성격은 직업 결정에 크게 영향 미치는 요인이 아니다. 


사실 나는 10년 이상을 커리어 코칭을 하고 또 나의 직업 전환 과정을 겪으며 개인의 성격은 직업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실시하고 있는 성격 검사인 MBTI 교육을 받고 검사 자격을 가지고 있고 검사도 많이 해봤다. 나를 교육했던 MBTI 연구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성격보다도 직업 선택과 더 관련이 큰 것은 나는 '흥미'라고 생각한다. 성격이라는 것이 '원초적인 나'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모 아니면 도' 와 같이 특정 성향으로 완전 편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회적 필요에 따라 다른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환경과 직업에 '적응'하며 살 수 밖에 없으며 성격 역시 적응 또는 개발(MBTI는 성격개발이라고 함)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성격은 안돼 혹은 어떤 성격만이 이 직업와 직무에 어울려' 라는 것은 매우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것을 또다시 느꼈다.


이 책에 소개된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알프레드 풀러는 풀러브러시의 창업자로,'풀러브러시맨' 이라는 직종(?)을 만들어낸 미국의 세일즈왕의 대명사인데, 회고록에서 이렇게 썼다고 한다.


"예전에 나는 세일즈맨이라면 문 손잡이도 광택제를 사게 만들 수 있는 수다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풀러브러시맨은 만화에 나오듯 그런 외향적인 사람들이 아니다....그보다는 오히려, 다소 소심한 편이어서 학습된 자신감으로 자신의 성격을 감추는 사람들이다"


'학습된 자신감'

이 결국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어떤 직업이나 직무를 하게 될 때 중요한 것은 그 자신의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학습을 통하여 자신감을 얻고, 그것으로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편견을 바탕으로 잘못 코칭해 온 내 자신부터 반성을 하고, 당장 자기 소개서나 면접에서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반영을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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