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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M코칭랩 Feb 27. 2019

3. 그는 평생의 꿈인 파일럿을 왜 포기 했을까?

직업가치관과 직업

평생의 소망이 파일럿이 되고 싶은 30대 후반인 대기업 차장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파일럿이 되기 위하여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했으나 신체 검사 불합격으로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 후 15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30대 후반에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직 중에도 파일럿에 대한 로망으로 비행사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과 비용까지 모두 조사해 두었습니다. 그러던 중 희망퇴직으로 인한 위로금과 퇴직금을 꽤 받게 되고, 자신의 연령이 파일럿이 되기 위한 마지노선임을 알고는 파일럿에 대한 열정이 마구 불타 올라서 금새라도 민항기 조종사 과정에 들어갈 기세였습니다. 


평생의 로망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에 마구 불타오르던 그 때에 그를 뜻밖의 결정장애로 몬 것은 동일 업종, 유사 업무에 대한 하나의 채용 건 이었습니다. 필자는 일단 무조건 입사 지원을 하도록 조언하고, 한가지 직업심리검사를 진행했습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Catch Me If You Can’, FBI를 발칵 뒤집은 유명한 실존 사기꾼 프랭크 아비그네일 이야기인데, 팬암 항공사의 파일럿 행세를 하고 다녔다. 파일럿 관련 글을 쓰면서 이 영화 장면이 떠오른 것은..본문의 내용과 전혀 무관합니다..^^ 


CA(커리어 앵커) 라는 일종의 직업 가치관 검사였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파일럿은 산악인과 함께 CA유형 8가지 중 모험을 즐기며,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 ‘순수 도전형’ 의 대표적 직업입니다. 파일럿이 평생의 꿈이었던 이 분으로서는 이 유형의 점수가 높아야 하는 것이 논리적인데, 검사 결과 높기는 커녕 최하점이 나왔습니다. 대신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연봉과 삶에 대한 선호를 보이는 안전/안정 유형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두 유형은 서로 반대 성향입니다. 


왜 파일럿이 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나는 돈을 꽤 받으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싶다 -> 돈과 안정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파일럿이다 ->파일럿이 되려면 공군이 되어야 한다 -> 공군이 되지 못했지만 이 꿈을 계속 버리지 않고 있다 -> 30대 후반에 갑자기 기회가 왔다. 이제 평생의 꿈을 이루어야 한다 -> 그런데 뜻밖의 제안이 있다, 나는 어떡하지?’

- MIT 경영대학원의 명예교수인 애드가 샤인이 개발한 일종의 직업 가치관 검사. 전문가, 관리자, 자율/독립성, 안전/안정지향, 창업가, 봉사/헌신, 순수한 도전, 라이프 스타일의 8가지 유형이 있다. 이 중 라이프 스타일을 샤인이 개발할 당시에는 없었던 유형으로, 이후에 추가 되었다 -                                        


 즉,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이유가 창공을 날고 싶다는 모험심에서 나온 로망에서가 아니라 돈과 안정성에 있었기 때문에 마침 안정성이 주어질 법한 다른 채용 건이 나오자 급갈등을 하게 된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두 번의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을 하였고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새 직장 적응이 어느 정도 되었을 즈음, 이 분은 ‘평생을 꿈 꾸어 온 파일럿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없어졌다. 나도 깜짝 놀랐다. 지금의 직장에 만족한다’ 라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안정지향 성향의 이 분이 항공조종사 면장을 취득하는 것까지 했다고 해도, 면장 취득 시점이 40세 쯤이고, 현재 파일럿 취업 시장이 매우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 분이 두고두고 받았을 지도 모를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이 분은 자기탐색을 해봄으로써 그러한 위험을 다행스럽게 피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 볼 것은 제대로 자기 탐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재취업을 하고서도 두고 두고 파일럿이 되지 못한 것에 미련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꼭 전투기나 민간 항공기 조종사만 파일럿은 아니죠. 나이에 상관없이 경비행기 조종을 이제 여가 활동으로 즐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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