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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와 핫도그 Aug 14. 2020

내 힘으로 투자하기, 그게 진짜 투자의 길..★

주식 리딩방, 정말 돈 벌 수 있을까?

  요즘 주식 리딩방이 핫하다. 내 주변 친구도 주식의 시작을 리딩방으로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주식 리딩방이란 재야의 고수가 오픈 카톡방을 개설하고, 일정한 비용을 낸 사람들은 그 카톡방에 들어가는 카카오톡 채팅방이다. (가끔 무료 리딩방도 있으나, 더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면 무료 리딩방에서 유료 리딩방으로 옮겨가게 되는 게 수순이다) 카톡방에 들어가서 재야의 고수가 00 기업 매수하세요~~ 하면 매수하고, 매도하세요~~~ 하면 매도하는 식으로 재야의 고수의 지시에 따라 주식을 매수하고 매도하는 거다. 이런 식으로 따라오면 수익률이 난다고 하며 (실제로 수익이 난 사람도 있긴 하겠다만) 홍보를 통해 멤버를 모집한다.




한 명당 만원을 받는데 이백 명이 모이면 이백만 원, 이천 명이 모이면 이천만 원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주식 읽어주는 사람'이 되어 카톡방을 개설하고 멤버를 모집하는 모양이다.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주식 게시판에서도 이런 사람이 등장했다. 자신의 수익을 보여주고, 게시판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유료 카톡방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식이다. 해당 커뮤니티는 상업적 활동이 금지된 곳이라 꽤나 논란이 되었다. 그 밖에 다른 SNS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주식 리딩방에 들어가서 주식을 배우는 것, 과연 바람직할까?

주식 리딩방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첫 번째, 진짜 재야의 고수가 주식을 읽어주는 방

두 번째, 재야의 고수가 아닌 사람이 주식을 읽어주는 방

각각의 경우에 따라 상황을 생각해보자.


첫째, 재야의 고수가 주식을 읽어주는 방에 큰돈을 내고 들어갔다고 하자. 처음 몇 번은 수익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재야의 고수도 사람이다. 허영만 작가의 주식 만화 6천만원을 보면 주식판에서 이름을 꽤나 날리는 전문가들과 함께 투자를 시작하지만 그중 대다수가 마이너스 실적을 내고 큰돈을 손실보고 만화를 마감했다.


출처: 시사저널 / 정우성 기자 "주식 만화 도전한 허영만, 25% 손실 내고 연재 중단"

재야의 고수라고 해서 무조건 돈을 버는 게 아니라는 소리다. 만약 재야의 고수가 신이 들려서 계속 수익이 난다면? 그래도 문제다. 재야의 고수에게 영원히 리딩을 받을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내가 알고 주식을 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리딩방에서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종목을 선정해주고 '매수~~ 매도~~'의 신호를 보내기만 한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한다. 나한테 남는 게 없다. 배우는 게 없다. 평생 살면서 내 자산의 증식을 위해 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초반에 돈을 좀 잃더라도 나의 방식을 만들어가는데 시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재야의 고수가 아닌 사람이 주식을 읽어주는 방. 이건 사실 언급할 가치도 없다. 요즘 열리는 주식리딩방을 보면 SNS에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높은 수익률을 냈다고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리딩방을 열어 유료 참가비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재야의 고수도 실수하는 주식 시장에서, 굳이 초보자에게 돈을 내가면서 주식 리딩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주식 투자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만약 그렇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다면 리딩방에 들어가기보다 먼저 주식 관련 책을 읽거나 공부를 했다면 분명 나만의 경험으로 더 잘 축적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리딩방에서 오가는 질문들을 보면 아주 기초적인 주식투자 책 한권만 읽어도 금방 해결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리딩방에 들어가기 위해 돈을 지불하느니, 그 돈으로 주식 기본서를 사서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주식 리딩방의 또 다른 문제는 주식 리딩방에서 읽어주는 사람이 재야의 고수인지 아닌지 우리는 확실하게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돈을 내고 리딩방에서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할까.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필립 피셔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들이 본인들의 투자법을 설명한 책이 도서관에 수두룩 빽빽하다. 차라리 공인된 투자회사의 공인된 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주식 펀드를 잘 알아보고 소규모 수수료를 내고 간접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지경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투자를 하며 잃기도 하고, 벌기도 하면서 '경험'해보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투자를 해보아야 그게 진정한 나의 것이 된다. 나는 노력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얻은 이익은 그때 당시에는 달콤해도 결국에는 더 큰 손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 같은 불장에는 코로나 이후 어떤 주식을 사도 다 올랐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필립 피셔 등 저명한 투자의 대가들의 책을 읽어보면 하나 같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투자에 있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었다는 거다. 누군가가 말해준 대로 투자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스스로가 도전하고 몸으로 부딪혀서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면서 가치투자의 대가가 되기도 하고, 성장주 투자 방법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주린이가 벤저민 그레이엄, 워런 버핏, 필립 피셔가 될 수도/될 필요도 없지만 그들의 방식이 보여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투자의 세계를 내 힘으로 공부하고, 내 힘으로 헤쳐나가며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어떨 때는 돈을 잃기도 하고, 어떤 때는 벌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이런 경험들을 통해 나만의 기준을 만들고 꾸준히 투자한다면 그때는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는 거다.


 이재범 작가의  <후천적 부자>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천천히, 꾸준히 도전하라. 시간과 끈기만 있다면 가능하다.' 리딩 방에 들어가서 하루빨리 수익을 내는 것보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나만의 투자 방법을 익혀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투자의 길.. ★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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