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와 핫도그 Feb 24. 2021

이거 모르면 안 돼, ESG

기술 발전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30년 뒤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1991년에 2021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으니 2051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만 어렴풋하게 낙관적 세계관과 비관적 세계관을 투영해서 생각할 수 있다. 


낙관론은 지금보다 발전한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말이 끄는 마차가 오가던 19세기경에는 말이 싸는 똥이 큰 문제였다. 당시에 "100년 뒤 영국 거리는 말 똥으로 뒤덮이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 똥 걱정이 무색하게 19세기 말 자동차가 개발되었다. 덕분에 똥 걱정에서는 해방되었지만 새로운 환경오염이 눈 앞에 나타났다. 낙관론자들은 지금 겪는 기후 위기도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 


비관론은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리고 결국 6번째 대멸종을 맞이할 것이라는 다소 극단적 결말에 이른다. 기후가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극심한 기후변화가 일어나는데 6도가 올라가면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종은 대부분 멸종된다고 한다. 사시사철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보면 비관론자에 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에서 인간 종이 멸종할 것이라는 생각은 극단적인 환경론자들만의 생각이었다가 점차 일반론으로 내려오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할 것 없이 2050년까지 넷 제로(탄소중립)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고 한국도 여기에 동참했다. 모든 나라들이 협력할 만큼 사안이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지구에서 인류가 생존할 가능성은 없다. 


잔뜩 낀 비관론을 털어내는 건 기술발전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기술은 개인이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니고 기업과 연관되어 있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창출인데 이제 수익과 더불어서 다른 목표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여기에 발맞추는 지표가 바로 'ESG'이다.



ESG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적 책임)

Government(기업의 지배구조)



세 단어의 앞글자를 줄이면 바로 'ESG'가 된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ESG가 떠오르고 있다.


시류 덕분인지 "저희 오늘부터 열심히 ESG 경영을 하겠다!"라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두산중공업, SK이노베이션, 포스코,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등은 ESG 조직을 새로 신설하거나 개편했다. ESG가 미래 투자에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투자를 할 때에는 재무적인 요소를 많이 고려한다. 이 기업의 영업 이익은 얼마고, PER은 얼마고 등등. ESG는 우리에게 익숙한 재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요소들도 함께 살펴본다.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1) 환경 2) 사회적인 책임 3) 지배구조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거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지,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는 기업인지, 투명한 지배구조로 경영을 하는지, 지속 가능한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인지, 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한다.


사실 ESG가 갑자기 튀어나온 지표는 아니다. 예전부터 있었지만 기업들이 ESG조직을 신설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자산 운용사들이 실제로 ESG 평가를 해서 투자처를 고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CEO가 투자할 때 ESG요소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전면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민연금공단이 ESG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몇 년 뒤부터는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유럽이나 북미 쪽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ESG 기준을 충족한 기업들을 모아 놓은 펀드, ETF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재테크를 한다는 면에서도 좋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니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환경오염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 해도 30년 뒤에 가뭄과 폭염으로 생존이 가능한 곳을 찾아다녀야 하는 중년의 삶은 너무 슬프다. 인간 생존에 관련된 문제니 비관론을 바탕으로 낙관론에 기대야 한다. 환경오염에 대비하기 위해 나도 나름대로 소비를 줄이고 인류를 구원해줄 멋진 기술들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 기술들을 담은 투자 포트폴리오가 우리에게 높은 수익률까지 남겨준다면 금상첨화.


written by. 토핫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